배우 정우성씨가 지난 20일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연예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이다. 국민으로서 요구할 수 있는 것이라면 정치권에 충분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 난민기구 친선대사인 그는 각종 정치·사회 문제에 소신을 밝혀왔다. ‘박근혜 탄핵’을 지지하거나 KBS 언론인들의 ‘공정방송 파업’에 연대하는 등 그의 정치적 행보는 주목 받았다. 지난 7월에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난민에 대한 대중들의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았다.

그는 CBS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입장에서만 ‘(난민을) 받자, 안 받자’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아니”라며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지켜가면서, 국내 우려 목소리를 잘 귀담아 듣고 그런 우려를 최소화하고 불식시킬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정씨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도 소신을 밝혔다. 그는 “독재정권 시대를 지나오면서 국민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먹고사는 데 최선만 다하면 된다’는 우민화 교육을 받았다”며 “그러다보니 정치적 발언을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자기 검열이 상당했고 그런 시대가 있었다. 잔소리는 안 되지만 나이가 들면서 선배로서 행동은 바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커졌다”고 말했다.

▲ 배우 정우성씨가 지난 20일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했다. 사진=김어준의 다스뵈이다
▲ 배우 정우성씨가 지난 20일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했다. 사진=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정씨는 이날 방송에서 “박근혜! 밖으로 나와!” 발언 뒷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지난 2016년 11월 영화 ‘아수라’ 상영 직전 관객 앞에서 영화 대사를 응용해 “박근혜! 밖으로 나와!”라고 소리쳤다.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때였다. 그의 호쾌한 발언 영상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화제였다.

정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많은 단체에서 전화해 ‘정신이 있는 XX냐’ 등 육두문자를 날렸다”며 “(그들은) 또 저와 관련된 광고주 회사 쪽에 ‘그 모델(정우성)을 쓰면 불매 운동하겠다’는 압박도 가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탄핵을 반대했던 세력이 정씨를 압박한 정황이다.

정씨는 난민 이슈에 “난민 문제를 발언했을 때 가장 큰 공격을 받았다. 개인 SNS가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걱정했던 것은 난민 이해가 부족한 대중들이 가짜 정보를 접하면서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었을 때 대중들 생각을 원점으로 돌리는 데 시간과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최근 난민 관련 ‘가짜뉴스’ 생산지로 지목된 극우 종교 단체를 거론한 그는 “(일부 비난) 댓글들은 실제 개개인 말이 아니라 주어진 워딩 안에서 단체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조직 세력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땐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다만 그런 조직에 의해 오해를 진실로 믿는 분들의 생각을 어떻게 돌려야 할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난민 이슈 논쟁 등) 싸움에 개입하는 걸 싫어하는 분들, 상처 받으면 힘드니까 조용히 떠나는 분들이 있다”며 “(가짜뉴스와 SNS 논쟁 등은) 사람을 이슈에 무관심하게 만드는 파급 효과를 일으키는데 이는 좋지 못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정씨는 방송 말미에서 “모든 것에 인내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 됐다’고 착각하고 인내력을 내려놓을 때가 있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촛불혁명에서 시작한 ‘적폐 청산’과 개혁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는 걸 상기시키는 발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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