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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왜 국감 취재기자에게 실탄사격 체험을 시킬까

국정원, 출입처 피감기관 기자·보좌진에 권총사격 체험 제공… 30여명 기자 참여, 5명 시계·스피커 등 경품도

2018년 10월 31일(수)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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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국가정보원을 대상으로 한 국회 국정감사가 이뤄지는 와중에 국정원이 취재차 국정원을 방문한 기자들에게 국감 취재와 무관한 권총 실탄 사격 체험과 경품을 나눠 주는 일이 또 벌어졌다. 

국회 출입기자들에 따르면 국정원은 과거에도 국감 중 기자들에게 사격 체험을 시켜준 적이 있지만, 지난해엔 국정원 특수활동비 문제 등이 불거지고 국회에서도 국정원 폐지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런 행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국회 정보위 국감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 청사에서 진행됐는데, 국회 출입기자들은 사전에 국정원 대변인실에 취재 신청해 국정원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타고 국회에서 국정원으로 이동했다.

국정원 측은 기자들 편의를 위해 국가정보관 2층에 브리핑룸을 마련했다. 다만 장소 등 여건상 취재기자는 사별로 1명으로 제한했고, 사진·카메라 기자는 풀(POOL·공동취재단) 기자단을 구성하기로 국회 사진·카메라 기자단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정보위의 국정원 국감은 비공개로 진행돼 기자들은 국회 정보위 간사들의 브리핑을 기다리고 있었다. 국정원 측이 브리핑룸에 과일과 음료 등 간식을 준비해 기자들은 오전에 간단히 요기하거나 1층 카페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 MBC 드라마 '에어시티'에서 국정원 요원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정재와 박시연이 서울 세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실탄 사격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 사진=노컷뉴스
▲ MBC 드라마 '에어시티'에서 국정원 요원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정재와 박시연이 서울 세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실탄 사격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 사진=노컷뉴스
그러던 중 국정원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10시 반부터 희망자에 한해 실탄 사격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정원이나 국회의원들의 공식 브리핑이 있기 전까지 남는 시간에 평소 국정원이 기관방문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던 권총 사격 체험 기회를 출입처 피감기관을 취재하러 온 기자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브리핑룸에서 있던 지상파와 중앙일간지, 인터넷매체 기자 30여 명은 1층 사격장으로 이동해 국정원 사격 교관으로부터 사격 방법 등 교육을 받고 실탄 사격 체험을 했다. 

별도 참가 비용은 없었고, 국정원 대변인은 사격 점수가 우수한 기자 5명에게 줄 경품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경품은 손목시계와 블루투스 스피커, 타월 등이었다. 국정원 기념품관에서 파는 손목시계 가격은 2만5000원에서 10만원까지 다양했으며, 블루투스 스피커는 3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실탄 사격은 서울의 일반 실탄사격장 이용 요금이 10발에 4~5만원 정도인데 이날 국정원은 기자들에게 5발의 실탄을 제공했다. 기자들은 사격 후 자신이 쏜 과녁판을 받았다. 5발 모두 과녁판 원 안에 명중한 기자가 1~2등을 차지했고, 4발 이상 맞춘 기자들 중에서 3~5등이 정해졌다.

▲ 31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원 국정감사에서 서훈 국정원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민중의소리
▲ 31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원 국정감사에서 서훈 국정원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민중의소리
실탄 사격 결과 1등은 동아일보 A기자였다. 2등은 시사포커스 B기자, 3등은 머니투데이 C기자, 4등은 매체불명 D기자, 5등은 뉴스웨이 E기자가 뽑혔다. 여기자들도 상당수 사격에 참여했지만, 경품은 모두 남기자들 몫이었다.

국정원 사격 교관이 1등을 한 기자에게 소감을 묻자 A기자는 “좋은 기회를 기자단에 줘서 감사하다. 맞았는지도 몰랐는데 표적이 오니까 맞아 있더라”고 겸손함을 표했다. 이어 “국가안보도 비슷한 것 같다.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달라. 우리도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피감기관 국감 취재를 와서 최선을 다해 총을 쏜 기자의 1등 소감이었다.

이에 국정원 교관은 “사실 난 이렇게 특별한 체험 사격에 많은 경험이 있다”며 “오늘은 나에게도 매우 특별한 시간이었다”고 화답했다. 교관은 “여러분의 직업을 알고 있다. 직업의 특성도 사격하다 보면 분명이 나타난다”면서 “오늘 굉장히 침착하고 한 번의 설명을 예리하고 날카롭게 잘 들어준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오늘 탄착(탄알이 명중하는 지점)에 5발이 다 맞건 맞지 않았건 사격을 5발 다 이뤄냈다는 건 성공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업무 현장에서도 긍정적인 경험으로 작용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격에 참여한 한 기자는 국정원 사격 교관이 교육 중 기자들에게 “방탄조끼의 유효기간은 5~10년이어서 교체해줘야 하는데 교체 비용도 국가에 부담이 될 것”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국정원 측은 국감을 취재하러 온 기자들뿐만 아니라 오후엔 정보위 의원들을 수행하러 온 보좌진들에게도 사격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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