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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신청자를 형사피의자처럼 다루는 한국

난민신청자는 보호 대상, 면접은 ‘협력 절차’… 우리 법무부는 ‘티끌 만한 허점 찾기’에 혈안

2018년 11월 02일(금)
김예리 기자 ykim@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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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난민신청자는 본국 주소를 특정 길의 끝집’이라고 했다. 정확히 몇 호인지 외우지 못해 ‘여권을 보고 공식 주소를 알려드리겠다’ 했다. 그러자 조사관이 ‘왜 본인 주소를 못 외우냐’고 물었다. 그걸 가지고 1시간을 조사했다. 그의 난민신청 이유는 해당지역 출신 여부와 무관했다.” 난민신청자의 법무부 심사 면접에 동석한 박영아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가 밝힌 사례다.

면접은 난민인정심사의 핵심이다. 난민신청 사유와 신빙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뒷받침이 된다. 우리 정부의 난민면접이 난민신청인을 보호대상이 아닌 형사 피의자에 가깝게 조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 난민 심사기준에 어긋나는 ‘티끌 찾기’식 심사는 난민을 불인정하는 결과를 낳는다.

UN난민기구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등은 2일 서울 관악구 근대법학100주년기념관 주산홀에서 ‘대한민국 난민법의 현재와 미래’ 국제 학술대회를 열었다.

▲ 박영아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가 2일 ‘대한민국 난민법의 현재와 미래’ 국제 학술대회에서 청중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 박영아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가 2일 ‘대한민국 난민법의 현재와 미래’ 국제 학술대회에서 청중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박영아 변호사는 ”난민신청자는 1차적으로 보호 대상이며, 면접에서 법무부 조사관과 난민신청자는 협력관계여야 한다”고 했다. 영국 내무부가 규정한 난민면접 지침은 “면접관은 신청사유를 예단하거나 의심하는 자세로 면접에 임하면 안 된다”고 명시한다.

국내 난민면접 현장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박 변호사는 “(본인이 동석한) 난민면접은 모두 형사사건 피의자 신문과 비슷하게 진행됐다”고 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신청인이 말하기를 독려하는 면접은 없었다. 박 변호사는 “기대하는 답이 아니면 말을 자르는 탓에 신청인이 강조하는 내용을 반영하지 않는다. 반면 의혹이 있어 보이는 부분은 파고 든다”고 전반적 면접 방침과 분위기를 설명했다.

통역인의 자질과 공정성을 보장하는 절차도 없다시피 하다. 그로 인한 불이익은 그대로 난민신청인이 떠안는다. 박 변호사는 “본국에서 소수 종교인이라 탄압받는 신청자가 있었다. 그런데 법무부는 그 나라 주류 종교를 믿는 통역을 붙여줬다”고 했다. 당연히 통역자가 난민신청인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현재 한국의 난민심사 제도는 면접에 참여하는 통역의 자격이나 배정 기준을 정하지 않고 있다.

법무부가 난민신청자의 ‘국가정황정보’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는 점도 문제다. 국가정황정보는 그 나라의 인권상황과 특정 관행‧관습‧조직 등을 둘러싼 정보를 말한다. 진술의 신빙성과 박해 가능성을 판단하는 가늠자인 셈이다. 

법무부는 국가정황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박 변호사는 “신청인이 심사에서 어떤 점이 중요한지 모르고, 기준이 적절한지 검증할 수도 없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해당 국가의 정황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누가 봐도 난민’만 인정하는 관행의 결과가 1% 난민인정률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지난 8월1일 “국가정황 수집‧분석 전담팀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난민 심사관이 해당 국가의 정황을 직접 수집해 판별했다. 

박 변호사는 “확실히 난민인 신청자가 있다. 확실히 아닌 경우도 있다. 나머지 대다수는 매우 애매하다. 그 중 어떤 경우를 난민으로 인정할지 구체적 기준이 필요하다”며 법무부의 통일적 국가정황정보를 확보와 적용을 주장했다. 

▲ UN난민기구·서울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법학전문대학원·아시아태평양법연구소는 2일 서울 관악구 근대법학100주년기념관 주산홀에서 ‘대한민국 난민법의 현재와 미래’ 국제 학술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 UN난민기구·서울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법학전문대학원·아시아태평양법연구소는 2일 서울 관악구 근대법학100주년기념관 주산홀에서 ‘대한민국 난민법의 현재와 미래’ 국제 학술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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