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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라는 직업에 자부심 느끼고 싶다”

[인터뷰] 임금체불 고발한 배우 곽민석

2018년 11월 07일(수)
김현정 PD le4girl@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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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 ‘행복한 인질’은 2016년 제작한 웹드라마로 제작 당시 주연으로 캐스팅된 ‘제국의 아이들’ 김동준을 앞세워 홍보하며 해외 판권을 노리기도 했다. 그러나 몇몇 주연 배우들이 계약금 일부를 받은 것을 제외하곤 다른 배우들은 계약금을 일절 받지 못한 채 촬영이 시작됐다. 진행비와 임금 지불을 차일피일 미루던 제작사 대표는 어느 순간 잠적했고, 배우와 스태프들이 받지 못한 임금은 총 2억 원에 이르는 상황.

벌써 2년이 지난 지금, ‘행복한 인질’에 출연했던 배우 곽민석씨는 임금을 받지 못한 배우와 스태프 11명을 만나 인터뷰 하고 그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세상에 알렸다. 곽민석씨를 10월29일 만났다. 곽민석씨는 2004년 영화 ‘범죄의 재구성’으로 데뷔해 올해로 경력 15년 차 배우이다. 영화 ‘소수의견’에서 야당 국회의원 역할을 맡았다. 곽민석씨는 이번 일로 사람 간 신뢰와 일에 대한 자부심을 잃어버릴까 걱정이라고 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는 배우 곽민석씨
▲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는 배우 곽민석씨

- 직접 영상을 만들게 된 계기는.

“출연료가 안 나오니 배우 한두 명이 모여서 이야기를 시작하다가 스태프들까지 함께 만나게 됐다. 일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제작사 대표를 차례차례 찾아갔다. 제작사 대표는 곧 주겠다는 말을 했지만, 연락이 잘 닿지 않았고, 어느 순간 잠적했다. 그렇게 기다린 지가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둔할 정도로 기다린 것 같다. 중간에 배우와 스태프 40여 명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었지만 1~2명만이 인정됐다. 계약서를 안 쓴 배우도 있었고 계약서를 작성했더라도 언제부터 언제까지 일했는지 정확한 근무시간을 파악할 수 없어 노동성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인정되지 않았다. 너무 막막했다. 계란에 바위치기 하는 기분이었고 이렇게 허무하게 끝이 나는 걸 보고 정말 이 땅에서 우리 같은 프리랜서가 보상받을 수 있는 곳은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이었다. 불행한 이야기지만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이번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계에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임금체불에 대해서 사람들이 좀 더 알게 되면 다시는 이런 일이 없지 않을까 란 생각에 인터뷰하기 시작했다.”

- 웹드라마 ‘행복한 인질’ 배우와 스태프들의 상황은 어떤가.

“스태프 중에는 작품을 해서 원치 않는 빚이 생긴 사람들도 있다. 배우와 스태프는 총 40여 명 정도이다. 고등학생 배우, 부모님 연세의 배우, 이번 작품이 첫 작품인 사회초년생 배우를 포함해 여러 배우가 모였다. 가장 안타까웠던 건 몇몇 배우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중고신인들이다. 다들 기회를 잡고 싶어서 온 사람들이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행여 제작사 대표 눈 밖에 나면 다른 배역을 못 받을 수도 있으므로 출연료를 못 받아도 쉽게 말할 수가 없다. 분장·조명팀은 보통 3~4명으로 움직인다. 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팀장들이 사비로 직원들의 월급을 준 경우가 많은데 아직도 그때 빌린 카드 대출이 남아있는 사람도 있다. 임금이 지급되지 않아 촬영 중 그만두게 된 팀에게는 중도 하차를 이유로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 이전에도 출연료를 못 받은 적이 있었나.

“2008년도 사극에 출연했을 때다. 24회 차 중 18회 차에 출연했지만 약 1200만원에 달하는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 당시 출연료를 받지 못 해 주변 동료들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괜히 말했다가 출연료는커녕 나중에 아예 출연을 못 할 수도 있다고 말려 아무 말도 못했다. 임금체불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금기시되기도 했었다.”

- 영상이 공개된 후,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깜짝 놀랐다. 영상을 보고서 다른 분야의 일을 하고 있지만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많은 분이 응원해주셔서 힘이 났다. 그리고 정말 더 심각한 상황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 어떤 분은 임금을 제대로 못 받아 자살까지 생각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자신은 전혀 다른 세계에 있지만 비슷한 경험을 했다며 힘내라는 말도 해주셨다. 사실 이 일이 알려지는 것에 대해 걱정도 많았다. 다른 제작자에게 안 좋은 이미지가 생겨서 불러주는 곳이 적어지면 어쩌지 하는 고민도 있었다. 하지만 공감하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후회는 없다.”

- 앞으로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배우와 스태프들이 따로 법적인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다. 투자자들은 제작사 대표와 소송 중이다. 우리는 후배들에게만큼은 이런 상황을 물려주지 말자란 생각으로 시작했다. 배우라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일하고 싶다. 단돈 만원이라도 당당하게 받고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대한민국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 아는 배우였다면 (이 상황을)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더 열심히 잘, 버티고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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