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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근로 확대’에 “이럴거면 노동시간 단축 왜?”

여·야·정 탄력근로 확대 합의, 8월부터 규제예외 법안만 13개 발의… 양대노총 9일 만나 대책 모색

2018년 11월 09일(금)
손가영 기자 ya@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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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국회가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를 적극 추진하자 “이러려면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을 왜 했느냐”는 노동계 항의가 높다. 노동시간 규제가 헐거운 한국 노동법 상 정부가 대책없이 추진하면 “결국 주 64시간이 노동시간 상한선이 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국회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8일 오전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을 올해 안에 처리키로 합의했다. 앞선 5일 여··정 국정상설협의체도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에 합의했고, 정부는 이미 지난달 24일 18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같은 계획을 밝혔다.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가운데)과 지도부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노동법 개악저지와 ILO핵심협약 비준 및 8대입법과제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가운데)과 지도부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노동법 개악저지와 ILO핵심협약 비준 및 8대입법과제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양대노총 위원장은 이에 즉각 반발, 공동 대응을 위해 9일 만난다. 양대노총은 “주52시간 상한제를 누더기로 만드는 개악”이라고 밝혔다. △‘주 64시간’ 장시간 노동이 일상이 되고 △추가노동에 대한 보상이 줄어드는데다 △일자리 창출 취지까지 무색해진다는 것이 이유다.

탄력근무제(근로기준법 51조)는 일정 기간 동안 평균 노동시간 상한을 정하는 제도다. 현재 단위기간은 3개월이다. 노사 서면합의가 있으면 최대 3개월 동안 평균 노동시간이 주 40시간을 넘지 않는 선에서 주 12시간 이상 연장노동을 허용한다. 이를테면 6주 간 주 60시간씩 일하고 남은 6주를 주 20시간씩 일할 수 있다. 1주 최대 노동시간은 52시간, 1일 최대 노동시간은 12시간으로 정했다.

노동계가 ‘주 64시간 노동’을 우려하는 이유는 이 계산엔 연장노동시간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주 최대 노동시간 52시간”에 연장노동 상한 12시간을 또 더하면 64시간이다. 주 64시간 일을 시켜도 사용자는 처벌을 피할 수 있다.

정부는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는 안을 검토 중이다. 그렇게 되면 3개월 내지 6개월 동안 ‘주 64시간 노동’이 가능해진다.

“1일 최대 노동시간 12시간” 부분도 마찬가지다. 연장노동은 이와 별개로 계산된다. 한국 근로기준법엔 하루 연장노동 제한이 없다. 출근과 퇴근 사이 최소 몇 시간을 쉬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 이론적으로 ‘최대 1일 노동시간’ 12시간에 연장노동 상한 12시간을 더한 24시간 노동도 가능하다.

▲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가 12일 오전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근로기준법 59조 폐기와 공휴일 유급휴일 법제화를 위한 공동 투쟁에 나설것을 예고했다ⓒ민중의소리
▲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가 12일 오전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근로기준법 59조 폐기와 공휴일 유급휴일 법제화를 위한 공동 투쟁에 나설것을 예고했다ⓒ민중의소리

노동계는 주 52시간 노동상한제 취지가 무색해질 거라 본다. 이정훈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주 64시간은 현행 과로 산재 인정 기준조차 넘는다. 12주 동안 1주 평균 60시간 초과 노동, 4주 평균 64시간 초과 노동이 과로 산재 인정 기준이다. 노동자 휴식권·건강권 문제가 전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임금삭감 효과로 장시간 노동 해결속도가 느려진다는 지적도 있다. 연장노동수당은 통상임금에 1.5배가 지급돼 연장노동 억제 효과가 있다. 탄력근로제에선 주 52시간, 하루 12시간까지 기본급여만 지급해도 된다. 주 12시간, 하루 4시간 분의 연장수당이 면제된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실장은 “가장 심각한 문제가 임금삭감이다. 장시간 노동 사업장은 악용하려 들고, 노조 조직율은 10%밖에 안되니 탄력근로제는 급속히 확산될 것”이라 말했다.

이 정책국장은 “노동시간 통제 장치가 확충되지 않으면 부작용은 이대로 나타난다”고 했다. 프랑스·독일 모두 6개월~1년 단위 탄력근로제를 도입했지만 한국과는 규제 수준이 다르다. 프랑스는 1일 최대 10시간(단협상 12시간)까지 일할 수 있고 퇴근 후 연속 11시간 휴식이 보장되며 연장노동이 1년 220시간으로 제한된다. 독일은 법적으로 하루 10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시기 ‘주 52시간 노동상한제’를 도입하면 최대 20만4000개 일자리가 창출될 거라 전망했다. 현행 탄력근로제가 단위기간만 늘어난다면 기존 인력의 장시간 노동으로 생산을 유지할 수 있어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

노동시간 규제 완화를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지난 8월부터 지금까지 13개가 발의됐다. 근로기준법 개정안 전체 21개 중 절반을 넘는다. 13개 중 6개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최대 1년까지 확대하는 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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