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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급휴일 포함, 최저임금 55% 오른다” 언론의 거짓말

‘급격한 변동’ ‘최저임금 실질 인상 55%’ 모두 과장… ‘기본급 비중 40%’ 기형적 임금체계가 낳은 비극

2019년 01월 05일(토)
손가영 기자 ya@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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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급휴일을 최저임금 산정기준 시간에 포함시킨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을 두고 과장·왜곡 보도가 쏟아진다. 30년 넘은 관습을 법에 반영하는 작업인데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50%라는 과장과 연봉 5000만원 이상 노동자도 최저임금 위반에 해당된다는 ‘귀족노동자’ 프레임이 검증없이 양산된다.

▲ 2018년 12월31일 매일경제 1면
▲ 2018년 12월31일 매일경제 1면

눈 앞에 닥친 최저임금 더블쇼크?

유급휴일은 휴일이지만 급여가 책정되는 날이다. 근로기준법 상 사용자는 직원에게 주 1일 이상 유급휴일을 줘야 한다. 유급휴일은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1953년부터 도입됐다. 당대 저임금·장시간 노동환경을 고려한 임금 보전 차원으로, 1주 만근을 하면 하루를 유급일로 둔 것이다. 주6일 근무가 보편일 땐 일요일이 곧 유급휴일이었다. 주휴시간은 유급휴일에 책정된 노동시간이다.

산업현장을 비롯해 고용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 국회까지 이미 ‘월 209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삼아왔다. 209시간엔 주휴시간이 포함됐다. 주 40시간(5일×8시간)에 한달 평균 주수인 ‘4.345’를 곱한 174시간, 주휴시간 8시간에 4.345를 곱한 35시간을 합한 값이다.

소정근로시간은 시급을 산정하는 분수의 ‘분모’다. 시급은 기본급, 근속수당 등 최저임금 산정에 포함되는 급여 일부를 소정근로시간으로 나눠 구한다. 이 시급이 법정 최저임금보다 낮으면 최저임금법 위반이다. ‘최저임금 폭탄’ 프레임은 ‘174’여야 할 기준 시간이 ‘209’가 되면서 법정 최저임금보다 낮아지는 시급이 속출한다는 비판이다. 기존 관습을 도외시한 호들갑에 가깝다. 209시간으로 굳어진 월 소정근로시간을 174시간으로 줄이자는 셈이다. 

▲ 2018년 12월24일 동아일보 1면
▲ 2018년 12월24일 동아일보 1면
▲ 2018년 12월11일 중앙일보 3면
▲ 2018년 12월11일 중앙일보 3면

“유급휴일 포함 땐 최저임금 33~55% 오른다”

그런데도 ‘최저임금 폭탄’ 헤드라인이 연일 등장했다. “최저임금 실질 인상률이 33~55%에 달해” 기업 부담이 크다는 식이다. 한국경제연구원도 법정 최저임금보다 40% 높은 시급을 받는다고 분석해 다수 경제지가 받아썼다.

분자를 최대화, 분모를 최소화한 결과다. 분모는 209가 아닌 174시간으로 두고, 분자는 유급휴일을 2일(총 주 70시간)로 계산해 부풀린 결과 시급이 1만1661원이 나왔다. 40% 인상률은 이 값과 올해 법정 최저시급 8350원을 비교한 결과다. ‘계산 장난’에 가깝다.

1주일에 유급휴일을 8시간(1일) 이상 두는 사업장이 다수라고 장담할 수 없다. 고용노동부가 기업 512곳 취업규칙을 분석한 결과 10.2%(52곳)가 주 1일을 초과하는 유급휴일을 뒀다. 노조 조직률이 2~3% 수준인 중소기업은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 2018년 12월11일 중앙일보 1면
▲ 2018년 12월11일 중앙일보 1면

초봉 5천만원, 평균연봉 9천만원도 최저임금 위반?

보수언론은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을 계속 거론 중이다. “연봉 5000만원 넘게 버는 노동자조차 최저임금 위반에 해당된다”며 개정안 오류를 탓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9일 고용노동부로부터 최저임금법 위반 시정지시를 받았다. 고용노동부 기준에서 1~3년차 신입직원, 연구직 등 직원 1600여명의 급여가 2018년 법정 최저시급 7530원에 미달했다.

근본원인은 한국사회 특유의 기형적 임금체계였다. 현대모비스 노조 관계자는 “기본급 수준은 월 급여의 50~60% 정도며 기본급도 7530원에 209시간을 곱한 157만원 선이다. 급여명세서에 기타 수당만 6~7개가 찍힌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생산직 수당 종류는 15개가 넘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기업의 수당 종류가 270여개에 달했다. 

기본급의 750%(약 1100만원)인 상여금이 최저임금 산정에 빠진 이유도 있다. 매달 받지 않고 2개월에 한번씩 혹은 설·추석 때 받는 급여여서다. 즉 고소득 정규직의 최저임금 위반은 최저임금을 계산하는 분자가 작고 노동시간 분모가 커서 벌어진 일이다.

매달 지급하면 될 상여금을 왜 ‘띄엄띄엄’ 지급했을까. 사용자가 통상임금을 낮추기 위한 방편으로 애용했다. 통상임금은 초과·휴일·야간근로 책정 기준(1.5배)이 된다. 통상임금이 높아지면 지급해야 할 임금총액이 동시에 높아진다. 정기성(매달 지급), 고정성(정액) 등 통상임금 기준을 벗어나려는 방편인 셈이다.

기본급을 인상하지 않는 것도 똑같은 셈법이다. 기본급은 상여금 등 다른 수당의 기준이 된다. 4대 보험 지급 기준이기도 하다. 2012년 기준 제조업의 전체 임금 가운데 기본급 비중은 40% 수준이었고 전 산업 노동자는 54% 정도였다. 2013년 고용노동부의 100인 이상 1000여개 사업장 조사결과를 보면 기본급이 전체 급여의 57.3%에 불과했다.

현대모비스는 ‘매달 상여금 지급’으로 단체협약을 변경하려 한다. 최저임금 산입기준 변경이 임금체계 개선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노조가 반대하는 이유는 현대모비스가 통상임금 소송 결과를 인정하지 않아서다. 현대모비스는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고 집단소송 끝에 조합원 1000여명이 1심에서 승소했다. 회사는 선고 결과를 임금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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