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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유치원·김용균·버닝썬, MBC뉴스는 살아있다

[인터뷰] ‘85분 뉴스데스크’ 앞둔 박성제 MBC 보도국장… “이미지 회복 더디지만 콘텐츠로 승부”

2019년 03월 08일(금)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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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데스크는 오는 18일부터 85분으로 확대 편성된다. 뉴스 시작 시간을 오후 8시에서 30분 앞당겼다. 지상파 3사와 JTBC 가운데 가장 빠른 메인뉴스다. 현재 보도국 여건에서 확대 편성은 어렵다는 내부 우려도 적지 않았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이다.

최승호 MBC 사장은 지난 5일 사내에 “건곤일척의 도전”이라며 “뉴스를 30분 일찍 내서 모바일과 온라인에서 젊은 시청층을 선점하는 강점이 있는 개편”이라고 밝혔다. 일일드라마를 앞으로 밀어내는 편성이라는 점에서 시청률 부담이 적지 않으나 “평균 시청률을 지키려고 연속극 전략을 고수하는 것으론 미래를 개척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7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 보도국에서 만난 박성제 MBC 보도국장은 “현재 상황에서 뉴스 와이드화가 가능하냐는 내부 우려는 비교적 줄었다”며 “코앞으로 다가온 18일 100% 완성된 뉴스를 보여드릴 순 없다고 생각한다. 최소 6개월에서 1년을 두고 차근차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박성제 MBC 보도국장은 7일 MBC 뉴스에 “스테이션 이미지 회복은 오래 걸릴지 몰라도 뉴스데스크 콘텐츠 수준은 상당히 올라왔다”고 말했다. 사진=김도연 기자
▲ 박성제 MBC 보도국장은 7일 MBC 뉴스에 “스테이션 이미지 회복은 오래 걸릴지 몰라도 뉴스데스크 콘텐츠 수준은 상당히 올라왔다”고 말했다. 사진=김도연 기자
박 국장은 지난해 6월 보도국장에 임명됐다. 2012년 170일 MBC 파업 과정에서 해고된 그는 2017년 12월 최승호 MBC 사장이 취임하면서 복직했다. ‘해직 기자’ 복직 자체가 MBC 정상화를 상징했지만 MBC 뉴스의 시청자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각종 언론 신뢰도 조사에서 뉴스데스크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시청률 상승도 더뎠다.

박 국장은 “시청률은 스테이션 이미지와 연결돼 있다”며 “지난 10년 쌓인 MBC 뉴스 불신을 시청자들이 쉽게 거둬들이기 어려우실 거다. 결국 우리 잘못이다. 스테이션 이미지 회복은 오래 걸릴지 몰라도 뉴스데스크 콘텐츠 수준은 상당히 올라왔다. 스테이션 이미지 복구 기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조급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MBC 뉴스데스크 콘텐츠에 상당한 자부를 드러냈다. 그럴 만한 이유는 있다. 인터뷰가 있은 7일 오후 뉴스데스크는 최근 논란인 ‘클럽 버닝썬’의 탈세 의혹을 특종했다. 마약·물뽕 유통과 조직적 성폭력, 경찰 유착까지 버닝썬에서 벌어지는 탈법은 뉴스데스크가 끌고 온 이슈다.

박 국장은 버닝썬 보도 외에도 사립유치원 비리 보도, 노동자 김용균씨 죽음을 둘러싼 우리사회 비정규직 문제 등 MBC가 주도한 이슈를 강조했다. 박 국장은 “사립유치원 비리 보도는 MBC 기자들이 석달 동안 준비해 세상에 내놓은 것”이라며 “기획부터 자료 분석까지 우리 기자들은 오랜 시간 탐사에 전념했고 지난해 하반기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했던 MBC 보도는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2018 한국기자상’과 방송기자연합회의 ‘2018 방송기자대상’을 받았다.

박 국장은 “고 김용균씨 보도의 경우 처음엔 어떤 언론도 김씨 죽음을 주목하지 않았다”며 “비정규직 노동자 단체 집회에서 MBC 기자가 사건을 파악했고 내부 회의를 통해 톱뉴스로 내보내야 한다고 결정했다. 우리는 우리 뉴스가 소수를 대변한다고 공언했는데 김용균씨의 안타까운 죽음이야말로 우리 가치와 가장 부합하는 사건이었다. 그렇게 집중 보도하고 나서야 언론들이 따라오더라”고 말했다. 그는 “김용균씨 보도를 크게 다룰 수 있던 배경에 죄책감이 있다”며 “적폐 MBC 시절 사회적 약자를 전혀 대변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기자들에게 컸다. 그런 반성 위에서 시작한 보도였다”고 말했다.

최승호 MBC 사장 체제를 흔드는 이들에게 MBC 뉴스 시청률 부진은 좋은 공격거리다. 당장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 배현진 전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뉴스 시청률) 1%가 뭡니까. 혀를 차기도 안타깝다”면서 MBC 뉴스를 비난했다. 그가 지목한 시점(2월24일 일요일)의 각 방송사 시청률(닐슨코리아)을 보면, 전국 가구 기준으로 MBC뉴스데스크는 2%, SBS 8뉴스는 3.2%, JTBC뉴스룸은 2.9%를 기록했다. 2049 개인 기준으로 보면 MBC 뉴스데스크는 1.1%, SBS 8뉴스는 1.4%, JTBC뉴스룸은 1.2%를 기록했다. 

MBC 뉴스가 경쟁 타사에 비해 시청률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세 방송사 모두 주말 오후 같은 시간대 시청률 45%를 상회하는 KBS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에 맥을 못 추고 있다.

박 국장은 “앞뒤 맥락을 거세하고 수치 하나를 꼭 집어 우리 뉴스를 공격·비난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의제 설정을 주도하고 기자상을 받고 있는 상황, MBC뉴스가 사회에 기여하는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해주길 바란다. 제대로 된 평가는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 믿지만 MBC뉴스를 의도적으로 공격해 자기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세력이 있다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단기 시청률에 집착하면 무리한 보도를 하게 된다. 과거처럼 뉴스 연성화, 선정주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메인 이슈와 단독 보도, 뉴스 콘텐츠로 승부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18일부터 시작하는 와이드뉴스에 “시간이 늘었다고 무분별하게 뉴스 꼭지를 늘리지 않는다. 대신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진 뉴스를 선보일 것이다. 늘어나는 것은 다양한 관점과 소수의 목소리 그리고 심층 분석이다. 기자들이 취재한 아이템을 데일리 뉴스에서도 충분히 소화하게끔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 박성제 MBC 보도국장이 7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 보도국에서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박성제 MBC 보도국장이 7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 보도국에서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그가 보도국장을 맡은 이후 뉴스데스크에 여러 코너가 신설됐다. ‘바로간다’, ‘소수의견’, ‘당신이 뉴스입니다’, ‘로드맨’, ‘현장 36.5’ 등이다. 뉴스 현장성을 강화하고 사회적 약자 목소리를 대폭 반영한 시도로 평가된다. 택배 물류센터의 열악한 노동을 조명한 ‘바로간다’ 3부작은 2019 세계공영TV총회(INPUT, International Public Television) 시사작으로 선정돼 주목 받았다.

박 국장은 “시청자들에게 검증 받은 포맷들이다. 본방 시청보다 인터넷에서 공유되며 주목 받은 콘텐츠라는 공통점도 있다. 우리 기자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발제한 콘텐츠들”이라며 “개편을 맞아 새 코너·포맷도 고민하고 있다. 앵커 역할도 시청자들과 소통을 넓히는 쪽으로 강화될 것이다. 다만 MBC 뉴스가 서민과 약자를 대변한다는 큰 전제는 그대로 간다”고 말했다.

MBC 노사는 지난달 28일 6년4개월 만에 보도국 독립 보장 제도를 부활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경영진을 포함한 외부 누구도 간섭·개입할 수 없도록 ‘국장 책임제’를 복원했다. 평기자의 편집회의 참여를 보장하는 규정도 만들었다. 

박 국장은 “사실 MBC가 정상화를 선언한 이후 모든 것이 국장 책임 아래서 이뤄졌다”며 “사장이나 본부장 그 누구도 MBC뉴스에 개입할 수 없다. 뉴스의 모든 것은 편집회의를 통해 이뤄진다. 이번 단협은 또다시 정권이 낙하산 사장을 보내 뉴스가 무너지는 걸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라고 했다. 

그는 또 “국장이 된 뒤 MBC 기자회에 얼마든지 편집회의에 들어와도 좋다고 전했다”며 “이번 와이드 편성을 논의할 때는 평기자들이 토론에 참여했다. 편집회의는 누구에게나 언제든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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