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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고소남발 한수원 노조위원장, 왜 고소당했나

조합원에게 허위사실·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김병기 노조위원장 “명예훼손의사 없어, 탈원전과 무관”

2019년 03월 12일(화)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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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을 주장하던 학계와 시민단체, 이사진까지 무차별적으로 고소고발을 남발했던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위원장 김병기)의 위원장 등 간부들이 조합 내부 문제로 조합원에 고소 당했다.

김근석 한수원노조 한빛원자력본부 대외협력처 전 지부위원장(지부장)은 지난달 김병기 한수원 노조위원장과 남건호 기획처장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전남 영광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씨는 영광서에서 한차례 고소인 조사를 받았으며 현재 관할서인 경주경찰서로 이관된 상태이다.

김 전 지부장이 고소한 경위는 한수원 중앙노조 차원에서 인턴차별철폐 해결을 위한 분과위원회를 구성했는데 아무런 성과가 없자 김병기 노조위원장 등이 그 책임을 김 전 지부장에게 허위로 떠넘겼다는 내용이다. 한수원 노조위원장이 분과위원을 구성하기 위한 예산과 타임오프 지원과 위원장 호선과 같은 절차를 거치지도 않고서 김 전 지부장이 분과장에서 사퇴해 활동의 성과가 없게 됐다고 공개석상에서 발언한 것이 명예훼손이라는 설명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한수원 노조는 2017년 5월26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김근석 전 지부장이 제기한 ‘인턴제도 폐지 및 인턴사원 차별철폐를 위한 분과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안건이 통과됐다. 김 전 지부장은 함께 분과위원회를 하려 했던 조합원들과 중앙노조의 승인을 기다렸으나 그해 7월12일까지 아무런 답변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중앙노조가 분과위원 구성과 분과장 승인, 예산, 타임오프 등을 결정해주지 않았다는 얘기다. 활동기한이 2개월 밖에 안되는데 한달이 지나 결국 활동이 어렵게 되자 김 전 지부장은 대의원들에게 끝까지 하지 못하게 됐다는 내용을 메일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지부장은 “중앙노조의 지원 결정이 지연되어 분과위원회가 구성되더라도 활동이 불투명하고, 한정된 활동기간(2017.6.13∼2017.8.10)상 무조건 기다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고, 시간제약상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그만뒀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김병기 한수원 노조위원장과 남건호 노조 기획처장은 지난해 5월24일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인턴사원 차별철폐 활동이 미진한 이유를 두고 중앙노조가 김 전 지부장을 전적으로 지원하려 했으나 분과장에서 중도사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건호 노조 기획처장은 녹취록에서 “중앙노조는 … 마지막에 예산부분도 지원할 예정이었고, 타임오프도 … 7월말에 조정하면서 (김근석) 분과위원장에게 부여를 해놓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계속 추진을 하고 있는데, 7월달에 김근석 위원장이 분과위원장에서 사퇴하겠다, 대의원에게 메일을 다 보냈다고 하더라”고 말한 부분이 나온다.

김병기 위원장도 “김근석 위원장이 도저히 일신상의 이유로 그거를 못하겠다라고 하시면서부터 그 모든 것이 올스톱 됐기 때문에 그 이후에 어떤 결과나 이런 것은 없다”고 말했다고 고소장에 나온다.

김근석 전 지부장은 “중앙에서 예산과 타임오프 등 중앙의 지원이 없어 분과위원회가 구성조차도 하지 못했음에도, 타임오프와 예산을 지원하였다고 거짓말하고, 구성되지도 않은 분과위원회가 구성된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했다. 분과위원장도 있을 수 없는데 나를 분과위원장으로 했고, 인턴차별철폐가 이루어지지 않은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는 취지로 대의원들에게 설명했다. 사내게시판에는 이 말을 믿고 내가 무책임하다거나 비난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되어 참기 힘든 고통속에 있다. 거짓선동을 바로잡기 위해 엄벌해달라”고 썼다.

▲ 김병기(오른쪽) 한국수력원자력 노조위원장과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8월9일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탈원전 정책 재고를 위한 국민경청회'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 김병기(오른쪽) 한국수력원자력 노조위원장과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8월9일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탈원전 정책 재고를 위한 국민경청회'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고소를 당한 김병기 한수원 노조위원장은 11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현재 한수원 노조 선거기간 중이어서 선거가 끝나고 나면 경찰 조사를 받겠다고 경찰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병기 노조위원장은 “김근석 전 지부장이 분과위원장을 물론 만든 적도 없다. 대의원대회에서 문제제기가 있어 제가 ‘중앙이 바쁘니 맡아서 해달라’고 김 지부장에게 부탁했다. 중앙에서는 필요하면 타임오프도 주고, 위원도 선정해주면 여러 자금도 지원을 다 하겠다고까지 얘기했다. 실제로 예산 지원과 타임오프도 빼놨다. 그런데 김근석 지부위원장이 추진하다가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분과위원 구성이나 분과장 호선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왜 분과장에서 사퇴했다고 했는지를 두고 김 위원장은 “분과위원회를 그분이 맡아서 하겠다고 하다보니 분과위원장이라는 표현을 썼는지 모르겠다. 중간에 사퇴를 했기 때문에 안됐을 뿐 일부러 명예를 훼손할 이유가 없다. 명예훼손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탈원전 견해를 가진 학자 등을 무차별로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하더니 내부 조합원에게 같은 혐의로 역으로 고소를 당한 것은 조합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김 위원장은 “왜 날 고소했는지 의문이 들긴 했지만, 거리낌이 없다. 탈원전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남건호 기획처장은 문자메시지로 “선거 종료후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한수원 노조는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박종운 동국대 원자력시스템공학부 교수,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전 원자력안전위원), 김해창 한수원 이사 등을 줄줄이 고소했으나 모두 무혐의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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