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차례 봤다. 실제로 가서 공연을 관람한 친구한테 뭐가 문제냐고 물어봤다.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화를 내고 흥분하더라. 나도 여러 차례 돌려본 결과 이 정도 노출은 문제 삼을 게 없다. 선정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이 정도 노출이면 수영선수나 체조선수도 화면에 나오면 안 된다.”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심의위원)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미스트롯)에 ‘문제없음’이 결정됐다.

▲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 2월28일 방송화면 갈무리.
▲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 2월28일 방송화면 갈무리.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대행 전광삼)는 9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TV조선 ‘미스트롯’ (2월28일, 3월3일, 3월7일, 3월10일, 3월14일 등 총 5회차 방영분)이 ‘품위유지’ ‘성 표현’ ‘수용수준’ 등 세 개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했다.

‘미스트롯’은 TV조선의 트롯 오디션 예능프로그램이다. 해당 방송은 최고시청률 18.1%(닐슨 코리아 유료방송가구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우승자를 배출했다. 종편 사상 최고 예능 시청률이었다.

하지만 ‘미스트롯’은 2월28일 첫 방송부터 선정성 논란이 일었다. ‘미스트롯’ 첫 방송에서 참가자 대부분은 빨간 원피스를 입고 ‘미스트롯’이라는 글자가 적힌 띠를 두른 후 포즈를 취하며 자신의 매력을 보이는 포즈 등을 선보였다.

이어 참가자들이 심사위원 앞에서 첫 오디션을 치르는 장면을 보여줬다. 참가자 한가빈씨가 공연 도중 자신의 치마를 벗어 던져 수영복 형태의 의상이 드러나자, 심사위원과 다른 출연자들이 놀라거나 감탄하는 장면을 방송했다.

민원인들은 “노래경연 프로그램에서 여성 참가자들의 선정적인 의상 및 안무를 과도하게 부각하고 특정 참가자들에 대해 ‘뇌순녀’ ‘직캠여신’ ‘승리의 여신’ 등이라고 자막을 고지하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 했다”는 이유로 민원을 제기했다.

심의위원 3인(자유한국당 추천 전광삼 상임위원·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정부·여당 추천 심영섭 위원)은 해당 방송에 ‘문제없음’ 결정을 내렸다. 윤정주 위원은 행정지도인 ‘권고’ 의견을 냈다.

박상수 위원은 해당 안건에 문제가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박 위원은 “이 정도 노출이 문제라면 수영선수·체조선수는 화면에 나오면 안 된다. 미스트롯은 그보다 더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전광삼 위원도 “품위 있게 쇼 오락 프로그램하기 쉽지 않다. 큰 문제 없다. 승리의 여신 같은 표현이 성 상품화인지 모르겠다”고 맞장구쳤다.

심영섭 위원은 “나도 (이 프로그램)이 문제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방통심의위가 프로듀스 101 등 비슷한 행태의 방송에 대해 심의하지 않았다. 같은 기준으로 심의한다고 하면 일정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윤정주 위원 홀로 행정지도인 ‘권고’ 의견을 냈다. 윤정주 위원은 “방송사에 문제를 제기하는 거지 출연자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윤정주 위원은 “TV조선이 직접 기획하고 연출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문제로 본 건 여성 100명을 쭉 나열하면서 여성들을 전시한 화면이다. 마치 물건을 전시하듯 했고 각자의 특징을 이야기한 것이 문제였다. 시대가 바뀌었다. 미인대회도 문제 제기가 많아서 사라지고 있다. 굳이 사라지는 포맷을 가져와서 이렇게 하는 건 이해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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