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2020년 ‘총선 역할론’에 “정부·여당에 속한 사람으로 심부름을 시키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이낙연 총리는 언론인 20여명에게 정치‧사회‧경제 분야 등에서 다양한 질문을 받았다. ‘총선 역할론’ 질문이 쏟아졌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종구 한겨레 편집인(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과 박승희 중앙일보 편집국장이 사회를 봤다. 패널로는 강민석 중앙일보 논설위원, 길진균 동아일보 정치부 차장, 김영화 한국일보 정치부장, 박민혁 채널A 정치부장, 서양원 매일경제 편집이사, 신종수 국민일보 논설위원, 이형근 SBS 논설위원, 정운갑 MBN 해설위원, 추은호 YTN 선임기자, 황외진 MBC 논설위원실장, 황정미 세계일보 편집인 등 언론인 26명이 참석했다.

▲ 이낙연 국무총리가 15일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이낙연 국무총리가 15일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언론인들은 이낙연 총리에게 ‘총선 역할’에 대답을 끌어내려 했지만 이 총리는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정운갑 MBN 해설위원은 “총리로서가 아니라 정치인 이낙연의 꿈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총리는 “별로 뚜렷하지 않다.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이어 ‘지역구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직접 출마 가능성은 어떠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이 총리는 “지난번 ‘총선 역할’ 언급은 외국 순방 중 동행 기자들이 물어 ‘물에 물 탄 듯’ 한 이야기”라며 “정부·여당에 속한 인원이니, 시키면 합당한 일을 하겠다고 말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정 해설위원은 또 한 번 “(총리께서) 정치 기자를 오래 하셨는데, 대권과 관련된 기사에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 총리는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대권 주자 여론조사 중 범여권에서 1위를 차지한 소감으로 이 총리는 “제가 몹시 나쁜 평가를 받는다면, 정부에 큰 짐이 됐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으로도 다행”이라며 “국민께서 왜 그런 평가를 주는지 알 재간이 없지만, 대체로 뭔가를 안정적으로 해결하는 정부에 목마름이 있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강원도 산불 당시 처리 과정을 좋게 봐주셨다”며 “지금까지 정부가 (뭔가를 해결하는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한 것에 목마름이 있었다고 보고, 저로서는 당연한 대응에 좋은 평가를 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경쟁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이 총리는 “행정부에 몸담은 사람이 제1야당 대표에게 왈가왈부하는 것은 몹시 위험한 일“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낙연 국무총리 초청 편집인협회 토론회 모습. 사진=정민경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낙연 국무총리 초청 편집인협회 토론회 모습. 사진=정민경 기자.

계속해서 언론인들의 질문을 회피하자 기자들은 완곡한 질문으로 돌아가 ‘정치하는 이유’ 등을 물었다.

이 총리는 “기본적으로는 국민의 삶의 개선이 기본 임무”라며 “개인으로서는 ‘안전 대한민국’을 바라고 그 과정에서 이낙연이 일조했다는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대선 주자로서의 이낙연’에 대한 질문이 그치지 않자 사회자는 “(기자들의) 생업에 목을 맨 질문이 줄을 잇고 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런데도 대선 역할론 질문은 그치지 않았다. 총선 역할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재차 들어오자 이 총리는 “우선 저의 역할을 제가 생각하거나 요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원칙적으로 정부·여당에 속한 사람이니까 정부가 심부름을 시키시면 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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