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OCN 등 채널을 소유한 방송사 CJ ENM이 지난해 제작 현장 노동조건 개선을 약속하고도 지금까지 이행하지 않아 현장이 반발하고 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언론노조, 방송스태프지부(희망연대노조) 등은 16일 오후 12시 서울 상암동 CJ ENM 정문 앞에서 항의 행동에 나섰다. 참가자 20여명은 각자 AD, 작가, 조연출 등 방송스태프로 분해 ‘12시간 쉬고 12시간 일하자’가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정문 앞에 섰다. 이들은 건물 1층 로비로 진입해 피케팅을 하다 CJ ENM 관계자와 실랑이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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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언론노조, 방송스태프지부(희망연대노조) 등은 16일 오후 12시 서울 상암동 CJ ENM 1층 로비에서 항의 행동에 벌였다. 사진=손가영 기자
▲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언론노조, 방송스태프지부(희망연대노조) 등은 16일 오후 12시 서울 상암동 CJ ENM 1층 로비에서 항의 행동에 벌였다. 사진=손가영 기자

한빛센터와 방송스태프지부가 CJ ENM 앞에서 피켓 시위한 지 이날로 37일 째다. 이들은 지난달 10일부터 정문에서 매일 1시간씩 1인 시위를 해왔다. “CJ ENM은 대화에 나서라”는 게 핵심 요구다. 이들은 지난해 9월 CJ ENM이 마련한 ‘주 68시간 제작 가이드라인’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CJ ENM이 한빛센터 측과 제작현장 개선을 처음 약속한 때는 2017년 6월 께다. 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 고 이한빛 피디 사망사건이 기폭제가 돼 양측은 재발방지 대책 마련, 제작 스태프 노동환경 개선, 스태프 협의체 운영 등을 약속했다. 협상은 6개월 후인 12월 드라마 ‘화유기’ 스태프 추락사고로 무기한 중단됐다.

이후에도 드라마 제작사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례가 꾸준히 고발되자 CJ ENM은 1일 노동시간 14시간을 넘지 않도록 주 68시간 제작 가이드를 마련했고 스태프협의체 구성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위반 정황은 계속됐다. ‘나의 아저씨’, ‘아는 와이프’, ‘아스달 연대기’ 등이다. 아스달 연대기 제작에는 1주일 간 151시간 30분, 1일 24시간 30분 동안이나 일하는 등 심각한 실태가 확인돼 지난 4월 제작사 고발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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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언론노조, 방송스태프지부(희망연대노조) 등은 16일 오후 12시 서울 상암동 CJ ENM 정문 앞에서 항의 행동에 나섰다. 사진=손가영 기자
▲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언론노조, 방송스태프지부(희망연대노조) 등은 16일 오후 12시 서울 상암동 CJ ENM 정문 앞에서 항의 행동에 나섰다. 사진=손가영 기자

이에 한빛센터는 지난달 10일부터 CJ ENM에 면담을 요구했다. CJ ENM은 ‘4월 중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한 차례 답변하고 지금까지 묵묵부답이다. CJ ENM 자회사 겸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이 협상하고 있으나 한빛센터는 편성 권한을 가진 방송사가 대화에 나서야 실질적 협상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CJ ENM 관계자는 “제작가이드 본래 취지에 따라 제작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이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고 밝힌 지난달 입장은 그대로”라며 “면담 계획 여부는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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