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와 대한생명의 오랜 '우정'이 언론·광고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동아일보는 창간 82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지난 4월15일 대한생명 고영선 대표이사를 본사로 초청해 감사패를 전달했다. 얼핏 신문사가 영업 차원에서 광고주에게 주는 흔한 감사패를  떠올릴 법 하지만 동아일보가 마련한 감사패에는 30여 년이라는 긴 세월이 농축된 신뢰와 믿음이 담겨 있기에 사뭇 의미가 달랐다.

대한생명이 동아일보에 광고를 싣기 시작한 것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생명은 1973년 11월1일자 동아일보에 첫 돌출광고를 게재하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계약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신문이 가로쓰기 형태로 바뀐 뒤부터 제호 하단에 있던 광고가 제호 옆으로 자리를 옮겨온 것이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애초 이 돌출광고는 격일제로 동아일보에 실렸지만 점차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동아일보의 발행 호수와 호흡을 같이하게 됐다. 대한생명은 얼마 전까지 다른 신문에도 일부 광고를 게재해 오다가 지금은 오랜 '단골'인 동아일보에만 돌출광고를 싣고 있다.

단골인 덕분에 광고단가에서 약간의 할인혜택도 받는다. 더 높은 광고단가를 부르는 기업이 없지 않지만 동아일보도 이제는 한 식구처럼 여겨지는 대한생명의 광고를 계속 싣고 있다.

그러나 대한생명의 돌출광고에도 아픈 역사는 있다. 1974년 10월 박정희 정권의 언론탄압에 맞서 동아일보 기자들이 벌였던 '자유언론실천선언'때 광고게재가 한동안 중단됐던 것이다. 당시 이 빈자리를 채웠던 독자들의 격려광고와 성원의 글은 우리 언론사에 또 다른 차원의 뜻 깊은 자취를 남겼다.

대한생명 홍보팀 김상일 대리는 "초기 돌출광고는 새로 나온 보험상품 소개가 주종을 이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기업PR이나 자체 행사 안내 등으로 활용도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연간 단위 계약이기 때문에 앞으로 얼마나 더 동아일보에 돌출광고가 실릴 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해마다 쌓아온 두 회사의 신뢰관계가 어느덧 30년을 넘은 점을 생각할 때 이후로도 계속 새 기록을 만들어 내지 않겠냐"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