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헌법재판관 10명 중 7명은 서울대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열린우리당 정성호 의원은 4일 조대현 헌법재판관 후보 청문회에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 역대 헌법재판관들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역대 헌법재판관은 현재 8인의 재판관을 포함해 모두 29명이다.

정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9명의 역대 헌법재판관 가운데 서울대 출신은 20명으로 69.3%에 달했고, 고려대가 3명으로 10.3%로 조사됐다. 서울대와 고려대 출신이 10명 중 8명에 이르는 셈이다. 기타 대학으로 이화여대, 조선대, 전남대, 부산대, 중앙대 등이 20.4%를 차지했다. 현재 헌법재판관 8명의 출신대학도 서울대가 6명, 고려대가 1명, 이화여대가 1명 등 서울대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관출신 86.2%, 검사출신 13.8%

   
▲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안에 대해 지난 2004년 10월21일 헌법재판소에서 9명의 헌법재판관이 위헌결정을 내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역대 헌법재판관들의 경력을 보면 법관출신(임명 당시 변호사 포함)이 25명으로 86.2%, 검사출신이 4명으로 13.8%를 차지했다. 출신 지역별로 보면 호남권이 9명으로 31%, 영남권이 8명으로 27.5%, 충청권이 7명으로 24.1%로 조사됐다. 이밖에 서울이 3명으로 10.3%, 기타는 6.8%로 나타났다.

병역별(여성 1명 제외 총 28명 기준)로 보면  장교가 19명으로 67.9%, 사병이 4명으로 14.3%, 징집면제가 4명으로 14.3%, 기타(미확인)가 1명(3.6%)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 의원은 역대 헌법재판관들이 특정 대학, 특정 출신 등 구성이 편향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헌법재판관들은 대통령 탄핵심판이나 행정수도 위헌 소송처럼 굵직한 현안을 다룬다는 점에서 소수자 등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 의원 "특정학교, 남성중심 구성 문제"

정 의원은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구성이 다양화 돼야 만 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다"며 "특정학교와 남성중심으로 구성되고 사병보다는 장교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다양성이 결여 돼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사회의 소수자를 제대로 보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헌법재판관 대부분이 보수적 성향을 띄고 있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정 의원은 "헌법재판소가 구조적으로 보수적이고 재판관 자체가 보수적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급변하는 사회현상을 적절하게 반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관 구성 다양화해야…소수자 보호 중요

정 의원은 헌법재판관의 구성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자격은 법조인으로 한정하고 있고(헌법 제111조 제2항) 15년의 법조경력에 40세 이상의 자격을 갖춘 자(헌법재판소법 제5조 제1항)로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헌법재판관의 자격은 전문적인 소양과 능력을 갖춘 비법조 법학교수에게도 인정돼야 하며, 고령화 상태인 헌재가 좀 더 젊어질 필요가 있다"며 "헌법학에 대한 전문가 등 자격을 다양화시켜서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고 소수자 보호에 일조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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