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커리는 단순히 슛을 멀리서 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그는 슛을 멀리서 쏠 뿐만 아니라 빨리 쏜다. 그리고 많이 쏜다. 무엇보다 정확하게 쏜다. 2009년 1라운드 7번 픽으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지명된 왜소한 체격의 커리가 2년 연속 시즌 MVP를 받고 두 개의 챔피언 반지를 갖게 된 배경에는 극강으로 끌어올린 3점 슈팅이 있다.
스테판 커리는 NBA역사상 전무후무한 한 시즌 3점 슛 402개 성공 기록을 갖고 있다. NBA 정규시즌은 82경기로, 경기당 평균 5개의 3점 슛을 꾸준히 넣어야 성공할 수 있는 대기록이다. 커리는 2015-2016시즌 79경기를 뛰며 402개의 3점 슛을 성공시켰다. 그는 정말 비인간적인 선수였다. 그 전까지 신기록은 본인이 세웠던 286개(2014-2015시즌)였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우승을 차지한 이번 2016-2017 시즌 커리의 3점 슛 성공 개수가 324개인 점에 미뤄보면 지난해 세웠던 기록이 얼마나 비인간적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2015-2016시즌 커리의 팀은 1997-1998시즌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가 기록했던 정규시즌 최고승률(72승10패)를 뛰어넘는 73승9패를 기록했다.
도대체 ‘288’이란 숫자는 어디서 나왔을까. 커리는 2015-2016시즌 56번째 출전 경기에서 지난 시즌 자신이 세웠던 최다 3점 슛 성공 기록을 갈아치우며 288개를 꽂는데 성공한다. 당시 커리의 3점슛 성공률은 평균 46.8%였다. 이 때 관련기사가 많이 나왔는데 제작진이 기사를 검색하다가 288개가 커리의 시즌 최종기록이라고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288개와 402개는 너무 차이가 크다. 매 쿼터마다 커리 형제를 놀라게 할 옵션에 온 신경을 쓰느라 정작 초대 손님의 가장 중요한 프로필을 잘못 적고 말았던 것 같다. 아마 스테판 커리가 미국에 돌아가 ‘무한도전’을 봤다면 굉장히 실망했을법한 장면이다. ‘무한도전’을 통해 커리의 현란한 퍼포먼스를 즐겁게 볼 수 있었던 시청자들도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