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SBS 국방 전문기자가 JTBC를 향해 ‘쓴소리’를 해 주목되고 있다. 김 기자는 지난 8일 아랍에미리트(UAE)와 한국 정부가 맺은 양해각서에 ‘유사시 군사적 지원’이 포함돼 있다는 단독 보도로 파장을 일으켰다.
김 기자는 지난 10일 “좌·우 진영 이전투구, UAE 사태… 출구는 어디”라는 제하의 ‘취재파일’을 통해 언론사들의 UAE 관련 보도를 비평했다. 김 기자는 “보수뿐 아니라 진보 쪽도 자기 입맛에 맞게 이번 사태를 몰아가기에 여념이 없었다”며 “팩트는 좀 멀리 있었지만 손에 닿을 만했는데도 힘들여 찾지 않고 풍문에 기대 상대 진영을 욕하기에 바빴다”고 비판했다.
김 기자 비판은 보수 진영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UAE와의 상호군수지원협정을 언급하며 “아랍에미리트 유사시 군수 물자를 지원하기 위한 협정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이 아니”라며 “당시 협정 문안을 직접 작성한 예비역 장성과 군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가 아니라 한반도 유사시 아크부대 철수를 위한 군수 지원이 상호군수지원협정 핵심이다. 즉 한반도 유사시 아랍에미리트가 항공기를 제공해 아크부대 특전사 요원들을 재빨리 우리나라로 돌려보내기 위한 협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기자는 “이 협정은 박근혜 정부에 대해 적대감을 갖고 있는 진영의 매체들이 악용했다”며 “협정 내용 확인이 수월한 편이었는데도 ‘아랍에미리트 유사시 군수 물자를 보내기 위한 협정’이라는 억지 주장을 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발 더 들어가 ‘이 협정은 준(準)동맹 수준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 억측을 내놨다”며 “우리나라가 바쁠 때 아랍에미리트가 비행기를 빌려준들 준동맹국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기자는 또 “그러더니 그 매체는 모든 상황이 정리된 9일, ‘한국과 아랍에미리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임종석 비서실장이 특사로 가야 했을까’, ‘이 문제를 놓고 각종 추측과 오보가 난무했다’, ‘저희는 이 문제에 대해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해왔다’고 밝혔다”며 “남 탓할 일이 아니다. 그쪽 역시 경솔하게 추측과 오보를 양산해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기자는 “유사시 군사적 지원 조항에 대해 (군 관계자는) ‘군사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며 “아랍에미리트에서 전쟁이 발발해도 국회가 파병을 동의할 리 없기 때문에 군사적 지원은 할 수 없고 그래서 해당 조항은 군사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기자는 “아랍에미리트의 칼둔 행정청장 방한을 계기로 아랍에미리트 사태 봉합 속도는 한층 더 빨라지고 있다”며 “아쉬운 점은 결국 돌고 돌아 제 자리에 올 일을 애초에 왜 불거지게 했냐는 것이다. 잠깐만 따져 봐도 아랍에미리트가 조항의 삭제, 변경에 동의할 리 만무했는데 괜히 벌집만 쑤셔 놓은 꼴이 됐다. 이제 와서 민망하기는 보수·진보 매체와 여·야, 청와대가 매한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