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영정을 들고 KBS 찾아갔을 때, 그 앞에서 울부짖을 때, 과연 KBS 여러분들 가운데 누구 하나 뒤로 몰래 찾아와 대신 미안하다고 말한 사람 단 한 명이라고 있었습니까.”(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공영방송 정상화 파업’ 지지 연설이 화제다. 언론 정상화를 외치는 공영방송 기자들 앞에서 그들을 강하게 질타했기 때문이다. 그는 기자들에게 “양심을 걸고” 지난 2년을 성찰해줄 것을 촉구했다.

▲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지난 9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돌마고 불금파티’에서 첫번째 지지발언자로 무대에 올랐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지난 9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돌마고 불금파티’에서 첫번째 지지발언자로 무대에 올랐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지난 9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돌마고 불금파티’ 첫번째 지지발언자로 나서 “여러분들의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대통령이 만들어주고 국회가 만들어주는게 아니라 여러분이 양심을 걸고, 목숨을 걸고, 삶을 내걸고 언론의 독립성을 따내야만 대통령이 누가되든, 여당이 누가되든, 사장이 누가되든, 보도본부장이 누가되든 끝까지 언론의 독립성을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

돌마고는 ‘돌아오라! 마봉춘(MBC) 고봉순(KBS)’의 줄임말로, ‘돌마고 불금파티’는 지난 7월13일 발족한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에서 주최하는 행사다.

5분 가량 진행된 유 집행위원장의 발언은 지난 2년 간 세월호 참사를 왜곡 보도한 공영방송에 대한 질타로 채워졌다. 유 집행위원장은 수차례 주먹을 휘둘러가며 격정적인 어조로 발언을 이어나갔다.

유 집행위원장은 “팽목항에서 나를 두 번 죽인 건 여러분의 사장이 아니라 그 현장에 있던 여러분들”이라면서 “내가 파업을 지지하는 건 여러분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하라는게 아니라 내가 또 다시 죽고 싶지 않아서(다.) 내가 언론 때문에 또 다른 고통을 받고 싶지 않아서”라고 말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보도는 정부 얘기를 사실 확인도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썼고 언론은 세월호가 침몰한 그 날 사망 보험금을 이야기했다”며 “(세월호) 특별법을 시행하라고 안산에서 서울까지 영정을 들고 행진할 때 여러분은 정부의 배·보상금 이야기만 보도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이어 “에어포켓 이야기를 언론에서 하도 떠벌려서 속았다”며 “해경이 (에어포켓) 이야기할 때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말한 이 여기에 누가 있느냐”고 소리쳤다.

“세월호 선수가 (수면 위로) 삐죽 튀어나와 있는 그 짧은 시간 동안, 해경이 그 위에 기어올라가서 망치로 두들긴다. 그 안에 생존자가 있는지 없는지, (생존자와) 대화하려고 그랬단다. 거짓말이잖아요. 쇼잖아요. 해경청장이 유가족들이 하도 난리치니 그 쇼를 하라고 지시해서 그런거 아니냐. 거기에 사람 없었다.”(유 집행위원장)

유 집행위원장은 당시 오보를 연이어 지적하며 “그런데 여러분들은 그 장면을 영상으로 내보내면서 마치 해경이 목숨걸고 구조하는 것처럼 보여줬지 않느냐” “왜 그것을 비판하고 지적하지 않았냐”고 소리쳤다.

▲ 9월9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돌마고 불금파티’가 열렸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9월9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돌마고 불금파티’가 열렸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그는 지적을 이어 나가며 “당연히 고쳐야지요. 앞으로 안 그럴 것이라 믿는다”며 “그런데 단지 거기서 멈춰서는 안된다. 더 중요한 건 여러분이 공부하고 분석하고 비판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여러분의 힘으로, 여러분들이 바라는 그 언론을 따내야만 여러분 틈바구니 속에 기레기가 단 한마리라도 숨어들 수 없다”고 말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끝으로 “박근혜보다 더 질긴, 그래서 더 추접스러운 김장겸(현 MBC 사장)과 고대영(현 KBS 이사장)은 당장 물러가라”며 “방문진(MBC 이사회인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이사장)는 당장 꺼져라. 지지합니다”라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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