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과 KBS 언론인들이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다시 만났다. 2014년 참사 직후 KBS를 항의 방문했던 세월호 유족들은 ‘416합창단’으로 ‘치유의 노래’를 불렀다.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이 4일 오후 7시 KBS 본관 앞에서 연 세 번째 ‘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불금파티’ 집회에서 세월호 유족 이남석씨는 공영방송 정상화 투쟁에 나선 KBS·MBC 언론인들에게 “정의를 위한 싸움에 나서주신 것이 존경스럽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씨는 단원고 2학년5반 고 이창현 군의 아버지다.
이씨는 “세월호 가족들이 3년 넘게 싸우고 있는 것은 보상을 바라서가 아니”라며 “대한민국 꿈나무들을 위해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KBS·MBC 사장 등 언론 부역자들은 악마라고 생각한다”며 “최고 권력을 가진 박근혜도 악마 가운데 하나였으나 악마는 오래 가지 않는다. 법의 심판을 받고 지금은 감옥에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KBS·MBC 악마들도 박근혜와 같이 땅을 치고 후회할 날이 올 것”이라며 “현재 많은 공영방송사 노조 조합원들이 해고와 갖은 핍박을 받고 있는데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공영방송사 사장들은 이들에게 사죄하고, 원상 복귀시켜야 한다. 그럴 때만이 책임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자리에 참석한 KBS·MBC 언론인들에게 “여러분이 하고 계시는 일은 이 나라 정의를 위한 것”이라며 “존경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 전 국장은 사임 기자회견에서 길 전 사장과 박근혜 청와대의 노골적인 보도 개입을 폭로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이 사태 이후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는 길 전 사장을 해임했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416합창단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성 본부장은 “2014년 저희는 길환영 KBS 사장을 쫓아냈다”며 “그때 (정권의 언론 장악을) 끝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술회했다.
성 본부장은 “낙하산 사장을 쫓아내니 또 다른 낙하산 사장이 왔다”며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고대영 KBS 사장과 이인호 KBS 이사장 체제”라고 말했다. 이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며 “지금은 시민들이 계단에 앉아 계시지만 이제 로비에서 사장실 모두를 시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선언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언론노조와 함께 하는 국민들이 승리하고 있다”며 “언론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은 여의도 KBS, 상암동 MBC 앞에 모여 있을 것이다. 참여연대도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150여 명의 전·현직 언론인들과 시민들이 참석해 언론 개혁에 대한 열망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