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여당 원내대표 선출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신임 원내대표로 3선 우원식 의원을 16일 선출했다. 우 원내대표는 경선에서 61표를 얻어 홍영표 의원(54표)을 7표 차로 이겼다.

국민의당은 김동철 의원이 결선투표 끝에 '40대 젊은 리더십'을 내건 김관영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정책위의장으로는 김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였던 이용호 의원이 선출됐다. 

우원식 의원 선출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경향신문은 "확장성 측면에서 비주류까지 아우를 수 있는 우 원내대표의 득표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근소한 표차지만 홍 의원의 패배에 대해 당내에서는 수직적 당청관계보다 대야협상력에 무게를 둔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우 의원이 누구인지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을지로위원회"라며 "남양유업 갑질 사건이 터지자 우 의원은 팔을 걷어붙여 '을'들을 지키겠다는 위원회를 당내에 꾸렸다. 현장을 찾아 조정에 나섰고 입법으로까지 연결시켰다"고 평가했다.

"우원식 친문 아니다" 강조한 보수신문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우 의원을 '범주류'로 분류했는데,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우 의원이 '친문'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당내 친문세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합리적 성향의 우 원내대표 선출은 야당과의 협치에 한걸음 더 다가서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친문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전제한 평가다.

중앙일보 역시 "친문 일색 당, 청 견제구? 우원식 이변의 승리"라는 기사를 통해 "당내에서 친문 일색의 당청 관계에 대한 견제심리"라고 분석했다.

▲ 17일 한겨레 보도
▲ 17일 한겨레 보도
우 원내대표가 친문성향이 아니긴 하지만 청와대와 각을 세우면서 당선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반문 심리나 견제의 의미를 부각할 정도는 아니다. 우 원내대표는 정견발표에서 "우리 안에서 청와대와 누가 더 가깝다, 덜 가깝다는 차이는 깻잎 한장 정도의 미세한 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가 모두 문재인이고 우리가 모두 민주당"이라며 "대통령이 말씀하신 민생, 적폐해소, 탕평인사로 통합과 개혁의 길을 여는데 온몸을 바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보수신문은 국민의당 원내대표 선출 소식을 다루며 더불어민주당에 비판적입 입장을 제목에 담았다. 조선일보는 "김동철 '의원 접촉해 장관직 제안하는 건 사이비 연정'"기사를 통해 청와대의 국민의당 장관직 제안을 비판하는 제목을 뽑았으며 동아일보는 "바른정당과 정책연대는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아닌 보수정당을 파트너로 삼을 가능성을 드러냈다. 반면 경향신문의 관련 기사 제목은 "민주당 진정한 연정 제안은 마다할 이유 없다"로 민주당과 협치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개국공신 '아름다운 퇴장'에 긍정적 평가

청와대행 가능성이 높았던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그는 16일 새벽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멀리서 그분을 응원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조용히 지내겠다"면서 "잊혀질 권리를 허락해 주십시오"라고 밝혔다.

양 전 비서관은 언론노보 출신으로 2002년 노무현 정부 출범 때부터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2011년 '문재인의 운명' 집필을 총괄하며 문재인 정부 탄생을 주도했다.  이번 대선에서 당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했다.

▲ 17일 한국일보 보도.
▲ 17일 한국일보 보도.
양 전 비서관은 “저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니 친문 친노 프레임이니 3철이니 하는 낡은 언어도 거둬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 전 비서관 외에도 '친문' 인사들의 잇따른 백의종군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호철 전 수석은 문 대통령 취임일에 해외로 출국했다. 그는 지인에게 남긴 글에서 “제가 존경하는 노변(노 전 대통령), 문변(문 대통령) 두 분이 대통령이 됐다”면서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고 밝혔다. 

최재성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인재가 넘치니 (저는) 비켜있어도 무리가 없다”고 밝혔으며, 정청래 전 의원도 트위터에 “사람은 어울리는 옷을 입었을 때 아름답다. 임명직에는 진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언론은 이들의 퇴장에 주목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문 대통령 측근들의 아름다운 퇴장" 사설에서 "참으로 신선한 모습이요,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도 "문 정부 창업공신들 처신 신선하다"사설에서 "공신들의 자진퇴장은 정권 성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역시 사설을 통해 "눈길 끄는 대통령 측근들의 깔끔한 퇴장"이라고 평가했다.

내달 한미정상회담 열려

한미 양국이 6월 말 정상회담을 열기로 결정했다.

정의용 청와대 외교안부 태스크포스단장과 매슈 포틴저 미국 백악관 안전보장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1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만나 다음달 말 워싱턴에서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특사단과의 오찬에서 “새 정부는 피플파워(국민의 힘)를 통해 출범한 정부라는 의미를 강조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의 피플파워 발언은 어떤 의미일까. 한겨레는"국민들의 ‘촛불혁명’에 힘입어 탄생한 정부인 만큼, 쟁점이 되고 있는 주요 외교 현안들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한겨레에 따르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사드라든지 다른 중요한 국가적 업무를 수행해나가는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고, 국민적 의사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안보'를 강조하며 견제했다. 동아일보는 "노무현 '자주파 실패 잊지 말아야" 사설에서 "피플파워를 언급한 것이 노무현 정부 자주파 출신들의 중용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고 밝혔다. 동아는 "든든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중국 등과 이해를 조율해 나가는 것이 노무현 정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는 길"이라며 "문 대통령이 말한 국익 중심의 협력외교가 노무현 자주외교의 재판이어선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역시 "우리 안보현실은 사면초가"라며 안보를 강조하고 나섰다.

중앙일보 지면에 등장한 홍석현 전 회장

정치권에 진출한 언론사의 사주가 해당 언론사 지면에 등장했다. 중앙일보는 '전문가 특별기고' 코너를 만들고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미국 허핑턴포스트, 월드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요약한 내용을 게재했다.

▲ 17일 중앙일보 보도.
▲ 17일 중앙일보 보도.


홍석현 회장은 트럼프 미 행정부에 "압박만이 능사는 아니다. 북한 비핵화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려면 여기에 그쳐선 안 된다. 보다 더 복합적인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면서 "김정은과의 회담 가능성을 내비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역대 미국 지도자들이 실패했던 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핵 저지 의지가 강한 협상가 트럼프와 평화, 대화의 신념을 가진 문 대통령이 북핵해법을 만드는 이상적인 조합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 전 회장의 글은 함께 게재된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 기고, 푸잉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주임의 글보다 주요하게 편집됐다. 중앙일보의 사주였고, 현재 사주와 혈연관계인 데다 정치권에 진출한 홍 전 회장의 글이 이처럼 지면에 주요하게 배치된 점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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