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가 또 오보를 냈다.

문제의 기사는 연합뉴스가 10일 오후 포털에 송고한 “테슬라 내연기관차 나온다...‘2022년 가솔린 모델T 양산’”이다. 연합뉴스는 미국 경제지 포춘을 인용하며 “테슬라 자동차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일런 머스크가 가솔린 자동차의 생산을 새로운 목표로 삼았다”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속속 선보였던 머스크에게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행보”라고 평가했다.

▲ 연합뉴스의 10일 기사.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 연합뉴스의 10일 기사.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머스크는 기자회견에서 “나는 화성 여행과 하이퍼루프 계획으로 비판을 받아왔다”면서 ”이런 개념들이 일부 사람들에게는 너무 앞서간 것임을 알고 있고 다시 제도판으로 되돌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솔직히 말하면 많은 사람은 사실상 자기 차량이 전기차인지를 개의치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기자동차 등 혁신기술을 이끌던 테슬라가 가솔린 차를 내놓는 데 대한 기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고 한다. 연합뉴스는 당시 분위기에 대해 “포춘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으며 회견이 끝난 뒤에는 손에 들고 있던 코카콜라 캔을 던졌다는 후문”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오보였다. 포춘이 쓴 원문 기사는 실제 기사가 아니라 ‘유머·풍자기사’였는데 연합뉴스가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인용한 것이다. 혁신기술을 선도하는 테슬라가 돌연 가솔린 자동차 대량생산을 결정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인 이야기고 내연기관차는 국제적으로 퇴출을 앞두고 있다. 테슬라의 가솔린 자동차의 이름인 ‘모델T’는 포드가 만든 세계최초 양산형 자동차의 이름이다. 포춘의 기사 원문에는 상단에 ‘Humor·Satire’(유머·풍자)라고 명시돼 있기도 했다. 독자들은 포털 해당 기사 댓글란에 포춘의 원문기사를 링크하며 오보라고 지적했다. 

▲ 포춘의 원문 풍자기사. 유머, 풍자라고 명시돼 있다.
▲ 포춘의 원문 풍자기사. 유머, 풍자라고 명시돼 있다.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가 오보를 내자 한국일보, 매일경제, 서울경제 등 다른 언론도 같은 오보를 냈다. 한국일보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갑작스럽게 가솔린(휘발유)을 태워 작동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량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파문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 제목은 “테슬라 ‘휘발유차 생산’… ‘전기차 기수’ 머스크의 퇴행”이고 소제목은 “기자회견 후 콜라캔 던지며 분통”이다.

연합뉴스는 10일 오후 7시50분 경 해당기사를 삭제한 뒤 ‘전문취소’ 기사를 내고 “풍자기사로 확인돼 전문 취소합니다”라고 밝혔다. ‘전문취소’ 기사 댓글에는 독자들이 연합뉴스를 비판하며 연합뉴스 정부지원금 지급을 중단하는 청원 링크를 올렸다.

앞서 9월17일 연합뉴스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Long gas lines forming in North Korea, Too bad!’라는 글을 “긴 가스관이 북한에 형성 중이다, 유감이다”라고 번역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가스관 구상에 부정적 견해를 드러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원래 의미는 “북한에서 주유하려고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딱하네”였다. 자칫 외교문제로 비화될 수 있었던 사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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