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도국 취재 기자 81명이 11일 오전 사측의 보도 불공정성에 맞서 제작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MBC는 지난 10일부터 경력 기자 원서접수를 받고 있다.

2012년 파업 당시 시용 인력을 대거 채용해 논란을 불렀던 MBC가  ‘인력 물갈이’로 구성원들의 저항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MBC를 극우·보수 편향 방송사로 공고화하려는 사측 움직임에 구성원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MBC 홈페이지를 보면 회사는 ‘2017 MBC 취재기자 사원 공개채용’이라는 게시물을 올리고 지난 10일부터 원서접수를 받고 있다. 언론사 경력이 만 3년 이상인 경력기자(정규직) 채용 공고다. 

채용의 부당성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이나 과거 MBC 경력기자 채용 때처럼 종합편성채널 출신 기자들의 지원 가능성도 적지 않다.

▲ MBC 보도국 소속 취재 기자 81명은 1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제작 중단 기자회견을 열고 김장겸 MBC 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장 및 문호철 보도국장 등 보도책임자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 MBC 보도국 소속 취재 기자 81명은 1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제작 중단 기자회견을 열고 김장겸 MBC 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장 및 문호철 보도국장 등 보도책임자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MBC 보도국 소속 취재 기자 81명은 1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제작 중단 기자회견을 열고 김장겸 MBC 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장 및 문호철 보도국장 등 보도책임자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81명’은 MBC 보도국 소속 취재 기자들의 절반 수준이며 보직자들을 포함하면 소수에 가깝다. 제작 중단으로 MBC 뉴스 프로그램인 ‘4시뉴스’ ‘뉴스24’ ‘5시 이브닝뉴스’ 등에서 결방과 축소가 예상되지만 메인뉴스 뉴스데스크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김장겸 MBC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 김장겸 MBC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왕종명 MBC 기자협회장은 “제작 중단 돌입에 맞춰 회사는 경력 기자 채용 공고를 냈다”며 “알량한 인사권을 휘둘러 대체 인력을 채용할 생각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왕 협회장은 이어 “김장겸 체제 뉴스에 동참하고 있는 보도국 내 기자들과 이번 채용에 관심을 보이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며 “회사원이 되지 맙시다. 언론인이 됩시다”라고 말했다.

그는 “MBC 뉴스가 정상화가 됐을 때 당당하게 우리와 함께 나아가자”며 “채용 절차를 지금 진행해도 선발된 기자들의 수습 기간이 끝나기 전에 김장겸 체제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그들이 설 자리가 좁아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제작 중단을 선언한 MBC 기자들은 아이템 통제 실태를 폭로했다. 

▲ MBC 보도국 소속 취재 기자 81명은 1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제작 중단 기자회견을 열고 김장겸 MBC 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장 및 문호철 보도국장 등 보도책임자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 MBC 보도국 소속 취재 기자 81명은 1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제작 중단 기자회견을 열고 김장겸 MBC 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장 및 문호철 보도국장 등 보도책임자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이들은 △세월호 유가족의 눈물을 영상으로 쓰지 말라는 지시 △유가족인 김영오씨 비난 보도 지시 △유족의 대리기사 폭행 사건 확대 보도 지시 △ 세월호 특조위 폄하 지시 등 세월호 아이템과 관련해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보도국 소속 기자들이 공개한 뉴스 아이템 통제 실태를 보면, △촛불집회 폄하, 극우집회 미화 지시 △국정교과서정부 입장 옹호 지시 등도 있었고 MBC 오전 뉴스 ‘뉴스투데이’의 경우 책 소개 리포트에서 진보 성향 언론이나 단체에 근무한 적이 있는 작가는 100% 걸려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편, 고용노동부의 MBC 특별근로감독과 관련해 서부지청 관계자는 11일 통화에서 “MBC에서 계속해서 (노사 간에)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별근로감독 결과는 확정하지 못하지만 이번 달 안으로는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현장조사 이후에도 필요하면 (사측 관계자에게) 방문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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