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5월9일자 TV조선 프로그램 가운데 20-49시청률이 가장 높았던 프로그램은 새벽 2시~2시39분까지 방영된 ‘모란봉클럽’ 재방송으로 0.34%였다. 오후 6시부터 특집 편성된 개표방송의 20-49시청률은 0.1%~0.2% 수준이었다. 9시8분부터 10시51분까지 편성된 TV조선 ‘뉴스판’ 3부 20-49시청률은 0.2%였던 반면 9시37분부터 12시6분까지 편성된 JTBC ‘뉴스룸’ 3부 20-49시청률은 6.31%였다. 이날 오전 8시31분~9시45분 편성된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 20-49시청률은 0.03%였다. 처참하다고 말하기도 민망한 지표다.

다른 종편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채널A는 이날 교양·드라마·예능 프로그램 없이 하루 종일 뉴스만 편성했는데 오후 5시41분부터 7시9분까지 편성한 ‘뉴스TOP10’의 20-49시청률이 0.4%로 가장 높았다. MBN은 이날 자정 특집다큐 ‘문재인 새 시대의 문을 열다’를 편성해 20-49시청률 0.64%를 기록했다. 이날 누리꾼들은 MBN 편성을 두고 “종편이 하루 만에 박비어천가에서 문비어천가로 돌아섰다”고 비꼬았다. 18대 대선에서 공격적으로 시사토크프로그램을 편성하며 시청률 상승세를 보였던 종편은 이번 19대 대선에서 어떠한 의제설정도 못했다.

▲ 20-49시청률. 출처=닐슨코리아
▲ 20-49시청률. 출처=닐슨코리아
미디어오늘은 박근혜가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3월10일부터 19대 대통령선거일 다음날인 5월10일까지 두 달 간 방송7사 메인뉴스 시청률(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방송가구기준, 주말 포함)을 분석했다. 이 시기는 조기대선국면으로 그 어느 때보다 뉴스에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뉴스소비는 JTBC 쏠림현상으로 나타났다. JTBC는 이 시기 지상파와 유사한 시청률 곡선을 그리며 ‘방송4사’ 구도를 형성·안착시켰다. 62일간 메인뉴스 20-49시청률은 KBS 3.18%, JTBC 2.31%, SBS 2.18%, MBC 1.53%, MBN 0.54%, 채널A 0.28%, TV조선 0.16% 순이었다.

KBS1TV ‘뉴스9’는 방송7사 중 15.14%로 두 달간 평균 시청률이 가장 높았지만 평일 16~18%를 유지하다 주말만 되면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일연속극 없이는 시청률 반 토막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은 연속극을 애청하는 고령층으로의 뉴스수용자 쏠림현상을 의미한다. ‘뉴스9’의 경우 평균 시청률과 20-49시청률간의 그래프 상 간격도 크게 나타났는데, 간격이 클수록 주시청자가 50대 이상이다고 볼 수 있다. ‘뉴스9’는 조기대선국면에서 정치적 논란을 기계적 중립으로 보도하는 한편 내부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유리한 보도에 나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 출처=닐슨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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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는 같은 기간 평균시청률 6.06%를 기록했다. 최순실 태블릿PC보도나 정유라 체포 보도 당시처럼 높은 시청률은 아니지만 박근혜 파면 이후에도 평일 동시간대 지상파 메인뉴스를 앞서며 이슈를 주도했다. 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이 없는 주말 편성에서 시청률 하락이 반복되고 있는 점은 여전히 숙제거리다. JTBC는 방송사 가운데 20-49시청층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5월9일 오후6시~12시 개표방송에선 KBS1TV를 시청자수에서 앞서며 업계에 충격을 줬다. 손석희가 있는 JTBC는 높은 뉴스신뢰도를 바탕으로 ‘롱 런’할 가능성이 높다.

SBS는 주말뉴스만큼은 KBS를 넘보는 강자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주말 메인뉴스 시청률이 높게 나오고 있다. SBS ‘8뉴스’는 3월12일 13%, 3월26일 11.75%를 기록했는데 모두 일요일이었다. SBS는 지상파 3사 가운데 20-49시청층의 비율도 가장 높다. 젊은 시청자들이 손석희가 있는 날은 JTBC를, 손석희가 없는 날은 SBS를 보고 있다고 추정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문재인-해수부 세월호 거래설’ 보도만 없었더라면 지난 두 달간 SBS의 보도는 드라마틱한 변화로 부르기에 충분할 만큼 호평을 받았다. 이 기간 SBS 평균 시청률은 6.13%다.

두 달 간 평균 6.05%를 기록한 MBC는 박근혜 탄핵당시 탄핵 반대세력의 ‘MBC시청’ 운동으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선거 국면에서는 이렇다 할 상승세를 보이지 않았다. 안팎에서는 지속적으로 TV조선과 함께 특정후보에 편파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으나 보도논조의 변화는 없었다. 종합하면 방송4사는 박근혜 탄핵국면에서의 뉴스시청층 볼륨이 조기대선까지 그대로 이어졌고, 이 국면에서 JTBC는 방송4사 구도에 완전히 포함됐다. JTBC와 SBS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뉴스를 통해 KBS·MBC와 달리 젊은 시청층 비율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 출처=닐슨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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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담한 곳은 종편3사다. TV조선은 문재인 정부 들어 김민배·방정오 공동대표이사 체제를 시작했다. 김민배 대표이사는 박근혜정부 편향보도를 주도한 보도본부장 출신으로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방정오 대표이사는 최근까지 지난해 제작본부를 총지휘하며 채널시청률 참패의 책임자이지만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차남이라 오히려 면죄부를 받고 승진한 것으로 비춰진다. 채널A는 드라마제작을 비롯해 다시 콘텐츠투자에 나설 계획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보도 분야의 가시적인 변화가 없는 한 당장의 시청률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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