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인기 시사·교양 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이하 블랙하우스)를 종영한다. 

SBS는 9일 오후 “진행자 김어준씨와 계약이 끝나는 8월 첫 주 방송인 25회를 끝으로 시즌1을 마무리한다”며 “김씨와 제작진은 상호 논의 끝에 시즌2는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인 블랙하우스가 올 1월 정규 편성된 지 6개월여 만이다. 

공식 발표 전 SBS 교양본부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김씨와 ‘6개월 계약’이 끝나는 상황에서 계약갱신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김씨와 충분히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종영 소식이 발표됐다.  

김씨의 상징성이 큰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시즌 종료 형식으로 자연스레 폐지되는 수순이다. 김씨가 이끈 블랙하우스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매번 화제를 불렀으나 편향 시비가 적지 않았다.

▲ SBS 시사 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사진=SBS
▲ SBS 시사 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사진=SBS
블랙하우스는 지난 3월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정봉주 전 의원 증언을 뒷받침하는 방송을 내보냈지만 이후 정 전 의원의 거짓말을 입증하는 증거가 드러나 ‘편파 방송’이라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에 제작진이 사과문을 내고 프로그램 관계자들이 징계를 받는 등 곤욕을 치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지난달 법정 제재인 ‘관계자 징계’를 내리며 SBS에 책임을 물었다. 당시 방통심의위원들은 “성추행 피해 여성에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조롱하고 패널을 편향적으로 구성했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 3월1일과 9일 방영분은 각각 행정지도인 ‘권고’를 받았다.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4월 공정방송실천협의회에서 SBS 노사 모두 정 전 의원 성추행 논란을 두둔한 방송의 편향성을 인정하고 공정성 개선에 입을 모았다.

박정훈 SBS 사장은 “출발부터 편향된 프레임을 갖고 누가 봐도 공정하지 못한 방송을 하면 SBS에 부담이 된다. 편향성이 고쳐지지 않으면 없애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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