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의사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35번 환자 박아무개(38)씨가 뇌사 상태에 빠져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단독 보도했던 한국일보가 결국 기사를 수정했다.

한국일보는 11일 오후 6시33분에 <[단독] “메르스 감염 삼성서울병원 의사 뇌사”>라고 올렸던 기사를 11시14분에 <삼성서울병원의사 “뇌 손상” 위중>으로 수정했다. 

처음 기사에서 “35번 환자 A(38)씨가 뇌사 상태에 빠져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벼운 알레르기성 비염 정도만 앓던 건강한 사람이 뇌사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는 보건당국도 예측하지 못했다”는 부분도, “35번 환자 박모(38)씨가 뇌가 손상됐을 만큼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벼운 알레르기성 비염 정도만 앓던 건강한 사람이 위독한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는 보건당국도 예측하지 못했다”로 고쳤다.

한국일보는 또 수정된 기사에선 가족 측과의 통화 내용과 “35번 환자는 현재 호흡 곤란이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고 생명이 위독한 상황은 아님을 주치의를 통해 확인했다”는 보건복지부의 해명도 실었다.

   
▲ 오보로 판명난 11일 한국일보 단독기사.
 

이어 기사 말미에 “본지는 앞서 박씨의 상황에 대한 취재를 종합해 ‘뇌사 상태’로 드러났다고 보도했으나, 의료팀이 뇌사를 공식 확인하지 않은 만큼 표현을 수정했습니다”라고만 수정했다가 11시45분에 재차 수정한 기사에서 “‘뇌사’라는 표현으로 가족과 독자 여러분께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 4일 밤 박원순 서울시장의 긴급 기자회견과 관련해 “박씨 가족들은 ‘박 시장이 스트레스를 줘 면역력이 약해져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는 내용은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한국일보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과 관련된 가족의 말도 확인하고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35번 환자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한국일보 기사는 오보로 판명이 났다. 한국일보는 지나친 속보 경쟁으로 확실하지 않은 취재원(서울시의 한 관계자)의 말을 빌려 뇌사라고 단정하면서 가족들이 장례 절차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한국일보 기사가 나간 후 보건당국의 해명과 정정기사가 나갔음에도 기사를 바로 내리거나 수정하지 않은 것은 당사자와 가족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이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일보 기사는 오후 6시33분에 올라왔고 보건복지부의 해명 자료가 나온 건 두 시간 뒤인 저녁 8시40분께, 그리고 한국일보 기사 등이 오보일 가능성을 지적한 미디어오늘 기사가 올라온 건 저녁 9시10분께였다. 한국일보는 [단독]이라고 붙은 기사를 계속 온라인 톱 기사로 걸어두고 있다가 11시10분께 "뇌사"라는 표현을 "뇌손상"이라고 수정하고 11시40분께 사과 문구를 덧붙였다.

한편 YTN도 11일 오후 8시 32분께(온라인 기준)  메르스 감염 35번 환자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가 보건복지부 반박 발표 이후 곧바로 오보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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