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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법 시행령 통과되면 인터넷신문 85% 사라진다”

문화부 인터넷언론 등록강화 예고에 “언론은 정부의 간섭·통제 대상 아니다”

2015년 09월 08일(화)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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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8월21일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핵심은 등록기준 강화다. 취재‧편집 인력을 기존 3명에서 5명으로 늘리고 인터넷신문 등록 신청 시 ‘취재 및 편집 담당자 명부’ 제출 대신 상시고용을 증명할 수 있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에 대한 가입내역 확인서’로 변경했다. 시행령 개정안은 1년의 유예기간 뒤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개정안은 지난 7월23일 한국언론학회 주최 세미나에서 등록제강화 논의가 나온 이후 한 달 만에 현실화됐다. 

이 같은 시행령으로 인터넷매체의 85%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8일 새정치민주연합 표현의자유특별위원회와 한국인터넷기자협회 등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도형래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사무총장은 “어떤 법이든 시행하기 전에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구하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문화부는 입법예고 전 단 한 차례도 우리 의견을 묻지 않았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시행령 일부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인터넷신문을 운영하려면 4대 보험을 납입하는 정규직 취재‧편집 인력을 5명 이상 고용해야 한다. 2014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신문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연매출액 1억 원 미만 인터넷신문은 조사 집단의 85.1%에 해당한다. 인터넷신문의 평균 기자 수는 4.5명으로 나타났다. 도형래 사무총장은 “연 매출 1억 미만 사업자가 5명의 상시 인력을 두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시행령은 전체 인터넷매체의 85% 이상을 정리하는 법안이다”라고 주장했다. 

   
▲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으로 지난 7월 23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인터넷 뉴스생태계의 현안과 개선 방향’ 세미나 모습. ⓒ한국언론진흥재단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인터넷매체 난립으로 온라인 영향력이 오프라인에 비해 떨어지는 주요 일간지와 방송사가 온라인에서의 영향력을 확보하고, 이들의 프레임이 자주 노출되는 걸 선호하는 정부여당과 사이비 인터넷매체의 광고요구에 시달리고 싶지 않은 기업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어뷰징을 비롯한 온라인에서의 저널리즘 황폐화에 대한 책임을 인터넷신문으로 돌리며 주류언론이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고 기존 언론권력을 독점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김철관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은 “한국에 5900여 곳의 인터넷언론사가 있다. 인터넷언론이 인력이 적다고 양질의 기사를 못 내는 식으로 문화부가 개정안을 낸 것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철관 회장은 “미국은 1인 미디어가 백악관출입을 많이 하는데 우리는 오히려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소수 언론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언론자유가 척박해진다는 것이다. 시행령이 통과되더라도 헌법소원을 통해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도형래 사무총장은 “광고주협회가 유사언론으로 꼽은 매체 가운데 5명 미만의 취재인력을 두고 있는 매체는 거의 없다”며 마치 인터넷언론을 유사언론의 근원지처럼 취급하는 것은 편파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한웅 변호사는 “언론영역은 정부의 간섭과 통제의 대상이 아니다. 저질언론은 자연 도태되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번 시행령을 두고 “군사정권이 생각할 수 있는 전근대적 발상이다. 알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 인터넷신문 등록 강화는 기존 주류언론의 권력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권범철 작가
 

지역에서 인터넷신문을 운영하는 김정대 군포시민신문 발행인은 “인터넷신문을 통제하려는 사람들은 인터넷신문 종사자를 벌레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지역에서 억울하고 하소연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지역 인터넷신문이 대변하는 경우도 있다”며 “정부는 오히려 지역신문 진흥에 나서야 한다. 문제가 되는 언론사는 내부자정을 통해 정리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서명준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정책위원은 “법안이 통과되면 시민들의 거대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고 예고했다.

홍성일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세상이 엄혹하면 늘 기자의 자격을 물었던 것 같다. 자격시비 의도는 정치적 의도도 있고, 언론권력과 정치권력과의 공모관계도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한 뒤 “정파성에 따라 갈등을 부추기고 오보를 주도해온 주류언론이 질 낮은 저널리즘에 대한 책임전가용으로 인터넷신문의 저질성 시비를 거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홍성일 연구원은 이어 “시행령 무력화도 중요하지만 저널리즘 전반의 질을 확보하기 위해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신문법 시행령은 저널리즘의 질의 높이겠다는 의도로 등장했으나 실제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등록제 강화가 어뷰징 퇴출과 뉴스품질강화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홍성일 연구원은 “1인 미디어 시대에 사람 수로 언론의 기준을 제한한다는 것 자체가 황당하다. 사람 명수에 따라 뉴스의 질이 좋아진다고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어떤 의도에서 등장했을까. 일련의 흐름을 봐야 한다. 네이버‧다음카카오는 올해 포털뉴스 제휴평가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관건은 어느 언론사가 포털에서 퇴출되느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인터넷상 명예훼손 심의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명예훼손 글에 대해 제3자 신청 또는 방심위 직권으로 삭제 가능하게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다. 언론중재위원회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해 기사 댓글이나 기사를 퍼간 블로그와 카페 글까지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여론 통제’로 이어질 수 있는 움직임들이다. 

최근 새누리당에선 엉터리 포털보고서를 내고 포털 메인화면이 정부여당에 불리하다고 주장하며 네이버‧다음카카오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시키겠다고 예고했다. 포털사에 대한 압박용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결국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포털과 인터넷여론을 완전히 통제‧장악하겠다는 의도로 보일 수밖에 없다. 시행령 개정안에 의해 인터넷매체가 급감할 경우 기존 주류매체 기사의 프레임 노출빈도는 증가하고, 광고도 주류매체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여당은 지금보다 인터넷여론을 통제하기 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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