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태양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타나지 않은 후 건강 이상설이 퍼졌다. 태양절은 김일성 주석 생일을 기념하는 북한 최대 명절이다. 외신이 건강 이상설을 계속 보도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북에 특이 동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27일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외신이라고 해서 다 믿을만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우리 정보당국은 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김 위원장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냈고 미국 국방부 쪽도 이상이 없다고 한다. 정보당국 이야기를 믿어야 한다”며 “언론에 나오는 것은 추측에 불과하고, 그 유례는 남북관계가 잘되는 것이 불안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일종의 페이크 뉴스”라고 주장했다. 

정 부의장은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이) CNN부터 시작해 아시히신문을 거쳐 로이터까지 왔는데, 외국 언론이라고 해서 다 신뢰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1998년 8월18일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클린턴 때의 약속을 어기고 핵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실제로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다룬 로이터의 기사.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다룬 로이터의 기사.

정 부의장은 김 위원장이 태양절에 모습을 비추지 않은 것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금수산 태양궁전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고 폐쇄된 공간이다. 김 위원장이 모습을 비추지 않은 것은 코로나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며 “보도에 나온 대로 원산에 가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정 부의장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도 출연해 “총선이 (여권의) 압승으로 끝나고 코로나 사태는 사실 터널 끝을 향해서 가고 있다. 이제 남북 간 여러 교류 협력 등이 살아날 것 같으니 그걸 막아야겠다는 사람들이 만든 이야기가 김정은 건강 이상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1986년 김일성 사망설도 그해 11월16일 난데없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발표했다. 그러나 이틀 만에 김일성 당시 주석이 모습을 드러냈다”며 “38노스라는 영국 기관에서 위성사진을 통해서 원산역 근처에 김정은 위원장 전용 열차가 서 있다고 했고 며칠 있으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탈북민 출신 기자) 역시 김 위원장 건강에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기자는 “김 위원장이 의식을 잃었다거나 뇌사 상태에 빠졌다거나 할 만큼의 징후는 없다”라며 “로이터에서 북한 의사가 시술을 잘못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8분 동안 시술을 했고 손이 떨렸다’는 등의 구체적 정보는 알기 매우 어렵고 믿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큰 문제는 없더라도 시술 등이 필요한 수술을 받은 것은 맞는 것 같다”며 “20일 중국 의료진이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인솔 하에 북한에 간 것은 맞다. 그러나 왜 갔는지 설명하는 건 현 상태에서 불가능”이라고 전했다. 

반면 YTN ‘노영희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한 백승주 미래한국당 의원은 김정은 건강 이상설이 사실일 것이라 주장했다. 백 의원은 “이렇게 오래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건강 이상이 어느 정도 중하냐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북한 반응이나 관련 부의 판단 등을 보면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백 의원은 “2011년 김정일 사망 당시에도 우리 정부가 모르고 있었다”며 “장성민 전 청와대 상황실장이 김정은 위원장이 사실상 사망했다고 중국 당국자 말을 인용했는데, 사망에 대한 판단은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건강 이상에 대한 것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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