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협력이 남북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가능한 협력의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4·27 판문점 정상 공동선언 2년을 맞아 이같이 밝혔다.

2년 전 첫 남북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들어 문 대통령은 “그때의 감동과 기억이 생생하다”며 “나와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잡고 함께 군사분계선을 오가는 장면은 8천만 겨레와 전세계에 벅찬 감동을 주었고, 두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은 전쟁 없는 평화로 가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고 떠올렸다. 이후 9·19 남북 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에 이어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 성사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후 기대와 실망이 반복됐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년간 “그때마다 인내하며 더딘 발걸음일지언정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기간이었다”며 “판문점 선언의 실천을 속도내지 못한 것은 결코 우리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적인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대통령은 이런 여건 아래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기 위해 “나와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평화 경제의 미래를 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 협력의 길을 찾아 나서겠다”고 했다. 그 사례로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위기가 남북 협력에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협력 과제”라고 지목했다. 대통령은 지난 3월 김정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내 우리 국민을 위로하며 응원했고, 자신도 김 위원장에 화답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은 남과 북이 하나의 생명 공동체이며, 평화 공동체로 나아가는 토대라고 낙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협력에서 시작해 △가축 전염병과 접경지역 재해 재난 △기후환경 변화에 공동 대응하는 등 남북 교류와 협력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동해선 착공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 간에 합의한 동해선과 경의선 연결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길 기대하며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바꾸는 원대한 꿈도 남과 북이 함께할 수 있는 사업부터 꾸준하게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올해가 한국전쟁 70주년임을 들어 대통령은 “우리가 전쟁을 기념하는 가장 중요한 의미 중 하나는 전쟁의 참화를 기억하고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결의를 다져야 한다”며 △남북 공동의 유해 발굴 사업의 지속 △코로나 상황 안정되는 대로 이산가족 상봉과 실향민들의 상호 방문 추진 등을 제시했다. 그는 또 △남과 북 함께 조속한 코로나 극복과 판문점 선언 이행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개척 △상생 발전하는 평화 번영 한반도를 개척 등도 기대했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상황의 진정세와 달리 여전히 해외에서는 진정되지 않고, 올 가을 또는 겨울에 2차 유행이 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들어 문 대통령은 “결국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코로나바이러스와 불편한 동거를 각오해야 한다”며 “길게 보면서 이제는 방역과 일상의 지혜로운 공존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러스와 싸우면서도 동시에 일상으로의 전환도 성공적으로 이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회의엔 김용현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가 이례적으로 참석했다. 이밖에 청와대에서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주영훈 경호처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황덕순 일자리수석, 이호승 경제수석, 김연명 사회수석,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박복영 경제보좌관, 강민석 대변인 등이 동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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