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 정문. ⓒ연합뉴스
▲국회의사당 정문. ⓒ연합뉴스

‘미디어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오늘날 선거와 미디어는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미디어가 무엇을, 언제,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미디어오늘은 ‘선거 미디어 리터러시’ 연재를 통해 선거 기사의 이면을 보는 방법을 시민들에게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4·10 총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는데, 투표에 도움 될만한 보도는 찾기 힘듭니다. 네이버·다음 등 포털에 총선 보도가 쏟아지고 있고, 이 중 부각되는 보도는 정치인의 자극적 말을 그대로 옮긴 따옴표 저널리즘이나 경마 저널리즘이라는 비판이 반복됩니다. 문제적 보도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숨은 좋은 보도도 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 선택에 도움 될 만한 양질의 보도를 소개합니다. 

▲중앙일보 ‘공약은행’ 홈페이지 갈무리.
▲중앙일보 ‘공약은행’ 홈페이지 갈무리.

복잡한 정당 공약 비교분석하고 쉽게 정리

선거에서 중요한 건 정당 정책과 공약입니다. 하지만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정당 공약집을 모두 확인하긴 힘듭니다. 이에 중앙일보는 ‘공약은행’을 통해 정당별 주요 공약을 알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공약은행’의 특징은 높은 가독성과 편의성입니다. 중앙일보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녹색정의당 등 3개 정당의 공약을 10개로 분류해 이를 비교·분석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정당과 주제를 클릭하면 한눈에 정당들의 정책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정치성향을 잘 모르는 유권자도 있습니다. 그럴 땐, 중앙일보가 마련한 ‘2024 정치성향 테스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는 정치성향을 MBTI와 유사하게 16가지로 분류했는데, 테스트 후 자신이 어디에 해당되는지 확인할 수 있고 나와 비슷한 정치성향을 가진 정치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습니다. 5분이면 테스트를 끝낼 수 있습니다.

총선 공약을 글이 아니라 영상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동아일보는 유튜브 쇼츠 콘텐츠 ‘당후루’를 통해 정당 공약을 1분 만에 압축적으로 소개합니다. 26일 기준 11개 영상이 공개됐는데, 어려운 정책 공약이 아니라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민생 공약을 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4.5일제 도입·과일가격 인하 공약, 국민의힘의 암표 근절·저출산 대책, 개혁신당의 여성 공무원 군복무 의무화 공약을 소개하는 영상이 나왔습니다.

▲MBC ‘여론M’ 화면 갈무리.
▲MBC ‘여론M’ 화면 갈무리.

천차만별 여론조사 종합 정리… 지역구 정보까지

여론조사 보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사마다 격차가 발생해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곤 합니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수치보다 추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럴 땐 MBC의 ‘여론M’을 참고하면 도움이 됩니다. MBC는 2월11일부터 최근까지 실시된 50여 개 여론조사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게 하나의 그래프로 만들었습니다. 여러 여론조사 업체의 조사 결과를 한 번에 보여줘 전체적인 판세를 읽을 수 있게 도왔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구에서 후보자 여론조사가 실시됐는지, 실시됐다면 추세는 어떤지 확인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여론M’은 이런 수고를 덜기 위해 전국에서 실시되는 지역구 여론조사 결과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습니다. 지도에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만 클릭하면 여론조사 추세를 볼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역시 ‘여론조사로 본 4·10 국회의원 총선 판세’ 페이지를 통해 지역별 최신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확인하고 싶은 지역에 마우스 커서만 대면 해당 지역 후보자의 최근 지지율을 볼 수 있습니다.

▲SNU팩트체크 홈페이지 갈무리.
▲SNU팩트체크 홈페이지 갈무리.

선거 팩트체크 한 번에 보려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의 20대 지지율은 0%다” (조선일보)

선거 시기 언론보도와 정치인의 주장, 모두 믿을 수 있을까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가 운영하는 SNU팩트체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사실 여부 확인은 물론 구체적인 분석까지 나옵니다. SNU팩트체크는 31개 언론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의 지난 18일 사설에 등장한 “20대 연령층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0%였다”는 주장은 오마이뉴스 팩트체크 결과 ‘판단유보’가 나왔습니다. 한국갤럽이 15일 발표한 조사를 기준으로는 맞는 주장이지만, 다른 여론조사에선 조국혁신당의 20대 지지율이 6~25% 가량 나왔기 때문입니다. 또 오마이뉴스는 한국갤럽의 20대 조국혁신당 지지율 상대표준오차(통계 신뢰도 지표)가 높아 신뢰하기 어려운 데이터라고 봤습니다. 

SNU팩트체크는 근거자료를 투명하게 명시하도록 하는 등 자체 기준을 마련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기사를 읽으며 기자들이 근거로 삼은 자료가 무엇인지 하이퍼링크를 통해 즉각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가 직접 제안해 팩트체크 요청을 할 수도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후보자 전과기록 영입인재 등 정보 제공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별도 페이지를 마련했습니다. 지도에서 원하는 지역구를 클릭하면 후보자 학력·경력·재산·납세실적은 물론 전과 기록까지 알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는 ‘총선 2024’ 페이지에서 후보자 정보와 함께 민주당·국민의힘·녹색정의당·개혁신당·조국혁신당 등이 영입한 총선 인재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클릭 몇 번으로 영입 인재가 어떤 이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지역구에 출마하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충청 지역 케이블TV CMB 대전·세종·충청방송은 ‘후보자를 만나다’ 코너를 진행 중입니다. 후보들이 직접 방송에 출연해 출마의 변, 주요 공약을 소개합니다.

동아일보는 총선 특집 페이지에서 1~21대 총선 결과, 당선자 학력·연령·직업 등을 정리한 ‘총선 VISION’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케이블TV 슬기로운 유권자 생활 방송화면 갈무리.
▲케이블TV 슬기로운 유권자 생활 방송화면 갈무리.

유권자 의문 해소해주는 케이블TV

유권자들이 궁금해할 선거 정보를 알려주는 보도도 있습니다. LG헬로비전, SK브로드밴드, HCN, 딜라이브, CMB 등 케이블TV 회사들은 선거 정보를 쉽게 설명해주는 ‘슬기로운 유권자 생활’ 기획을 매주 공동 제작하고 있습니다. 투표용지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총선 투표 용지의 모든 것>, 부정선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투표 보안 관리를 소개한 <부정선거 논란… 투·개표 이렇게 바뀝니다> 보도가 눈에 띕니다. <“투표일 이것도 되나요?” 총선 팩트체크> 보도는 투표 인증사진을 문제없이 찍는 방법, 아이와 함께 투표소에 갈 수 있는지 등 유권자들이 궁금해할 수 있는 의문을 해소해주고 있습니다.

한국일보의 ‘제22대 국회의원 총 선거’ 페이지는 지역별 인구데이터를 제공합니다. 나이와 성별에 따라 주요 지지정당이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한국일보는 지역구별 평균연령·노년부양비(생산연령인구 100명당 고령 인구 비율)·남녀성비 등 데이터를 정리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한국일보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지역구별 20대 대선 당시 득표율을 공개했습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거 결과를 예측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포털에서 안 보이는 유익한 보도, 언론 홈페이지에 있다

총선과 관련한 보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좋은 선거보도를 찾긴 힘듭니다. 2020 총선미디어감시연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6개 신문사에서 나온 선거보도 중 정책 비교검증, 팩트체크, 시민 정치참여 등 내용을 담은 ‘유익보도’는 26.5%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는 따옴표·경마 저널리즘, 가십성 보도 등 ‘유해보도’였습니다.

조회수를 둘러싼 각축전이 벌어지는 포털에선 ‘유해보도’를 만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언론사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언론의 다양한 총선 기획을 찾을 수 있습니다. 조금의 수고로움을 감수한다면, 유익한 보도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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