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대가 대학발전기금을 빼돌려 ‘사돈’ TV조선에 50억 원을 투자했다가 감사원 감사, 국정감사 등에서 문제가 된 뒤 최근 주식을 대학 소유로 바꾼 뒤 2018년까지 매각하겠다고 밝혔으나 내부에서는 감사원의 개입을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수원대학교 교수협의회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는 서울 북촌 감사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대를 소유한 학교법인 ‘고운학원’이 2011년 7월 TV조선 투자금 50억 원 등 대학발전기금 60억 원을 “조속히 수원대 교비회계로 전출”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다고 있다며 감사원이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관련기사 링크: 미디어오늘 11월 25일자 <수원대, ‘사돈’ TV조선 지분 50억 매각키로>]

앞서 고운학원(이사장 최서원)은 2011년 사돈 관계인 조선일보(사장 방상훈) 종합편성채널 TV조선에 대학발전기금 50억 원을 투자했다. 이 돈은 학내 입점한 업체들이 학교시설 사용료 등인데 수원대(총장 이인수) 일반회계로 처리해야 할 돈이었다. 그해 7월 감사원이 지적하자 고운학원과 수원대는 지적 사항을 조속히 이행하겠다는 확인서를 제출한 바 있다.


고운학원과 수원대는 감사원 지적을 지난 2년 동안 이행하지 않았다. 수원대 측은 고운학원이 국정감사 전에 주식 50억 원어치를 학교에 넘겼고, 수원대 이사회가 10월 교육부에 “2018년까지 주식을 매각하고 손실은 재단이 책임질 것”을 보고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교수협은 내부구성원에게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말뿐인 약속으로 사태를 넘기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교수협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재단과 학교가 2년 동안 아무 것도 안 했고, 결국 교육부에도 ‘2018년까지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말뿐인데 누가 믿겠느냐”며 “교육을 위해 써야 할 돈을 사돈회사에 투자한 것은 도덕적으로도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학내 구성원들에게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수협은 기자회견문에서 “우리는 학교법인 고운학원의 해결 의지가 없이 2년이 넘도록 감사원조치를 무시했다는 점, 그리고 근본적으로 업무상 배임의 혐의를 벗을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며 감사원이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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